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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는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사 후생관에서 이씨 유족 및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관계자와 약 30분간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노조 김형수 위원장과 정성훈 서울대시설 분회장, 여정성 서울대 교육부총장, 이재현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비서공) 학생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정민·윤영덕 의원 등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 지사의 전격 방문은 이 학교 구민교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이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서울대가 고인에게 업무와 무관한 영어·한자 시험을 보도록 한 것과 관련, 8일 자신의 SNS에 “(고인이)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적었다. 구 처장은 이에 대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 나도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이 역겹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어떻게 밝힐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이씨 사망을 둘러싸고 노조와 서울대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정민 의원은 “학교 측과 노조가 조사에 어디까지 참여할 지 서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학교가 조사에 공동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그러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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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노총은 구민교 학생처장의 글이 정치권이 아니라 노조와 청소노동자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없고 수준 이하”라고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울대에서 학생처장이라는 보직을 맡고 있는 만큼 개인의 일탈로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씨는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청소노동자들은 이씨가 학교 측의 ‘갑질’과 부당한 지시, 방관 때문에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대는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영어와 한자시험을 실시하고 ‘여성은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회의에 참석하라는 등 드레스코드를 지시했다고 전해졌다.
논란이 번지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학교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대 내부에서는 ‘갑질이 아니다’라고 반박이 나오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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