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망 인수하는 카타르펀드…국왕 모친의 입김?

'중동의 힐러리'로 패션에 관심 많은 국왕 모친
왕실 투자기구인 메이훌라의 패션 업체 인수에 한몫
  • 등록 2016-06-22 오전 11:22:23

    수정 2016-06-22 오전 11:22:23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나드 카타르재단 이사장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카타르 사모펀드인 메이훌라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발망을 인수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카타르 국왕의 어머니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메이훌라 포 인베스트먼트가 발망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망은 지난 1945년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발망이 설립한 패션 업체로 역사가 70년이 넘는다. 메이훌라는 발망 인수 후 개발과 해외 신규 매장 개설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발망 인수는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의 모친인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나드를 위한 것이라는 게 FT 설명이다. 메이훌라는 카타르 왕실 소유의 투자기구다. 메이훌라가 아랍어 카타르 방언으로 ‘알려지지 않은’(unknown)이라는 뜻인 만큼 베일에 가려져 있다. 셰이카가 투자결정에 상당한 입김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이카는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카타르 국왕을 역임한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의 세 부인 중 두번째 부인이다. 하마드 전 국왕과 함께 공식적인 행사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면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해왔다. 아들인 현 국왕이 왕위를 계승한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아 전세계 어린이에 대한 교육기회를 확대하는 프로그램 EAA를 출범시키기도 했고 카타르재단 이사장을 맡아 카타르의 교육뿐 아니라 과학기술 관련 사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에도 한몫한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중동의 힐러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셰이카 이사장은 화려한 패션으로도 유명하다. 고급 맞춤 의상을 입고 모델 뺨치는 자태를 자랑한다.

메이훌라가 지난 2011년 이탈리아 브랜드인 발렌티노를 사모펀드 퍼미라로부터 7억유로에 사들인 데에도 셰이카 이사장의 의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훌라는 이밖에도 핸드백 제조업체인 안야 힌드마치를 2700만파운드에 인수한 바 있다. 메이훌라는 발망과 발렌티노를 통합해 추후 상장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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