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신임 CEO "분사·인력조정 계획없다"

사업부문간 조화 방안 마련이 우선 과제
PC사업부문 분사계획 없어..NCR과 HP간 규모차이는 검증과제
  • 등록 2005-03-31 오후 3:38:27

    수정 2005-03-31 오후 3:38:27

[edaily 김현동기자] 지난 29일 휴렛패커드(HP)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마크 허드는 사업부문간 조화를 자신의 첫번째 임무로 꼽았다. 또 예상과 달리 분사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허드는 30일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HP내에는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동시에 기회도 많이 있다"면서 "모든 사업부문을 살펴보고 각 부문간 최적의 조화를 끄집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칼리 피오리나가 CEO에서 물러났을 때 전문가들은 HP의 문제점으로 PC 사업부문과 서버 부문간 시너지 부재, 프린터 사업부문에서의 수익성 악화 등을 들면서 PC사업 부문을 분사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따라서 허드가 사업부문 분사나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의외라고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허드는 과거 피오리나의 컴팩 인수 정당성 논리(사업 포트폴리오 분산)와 유사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는 "(델, IBM 등과의) 경쟁과 PC-서버-프린터-소프트웨어 등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분산 등에 대한 지적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분명히 이들 사업들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잠재력`이 어떤 것이며 분사나 인력 구조조정없이 수익성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톰슨 플럼 성장 펀드의 펀드매니저로 HP 주식 12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존 톰슨은 "집을 팔려면 먼저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수리를 해야 하듯이, PC 사업부문이 정말 수익성이 없는지 살펴보고 나서 팔아도 된다"고 허드의 결정에 대해 동의를 표시했다. 그렇지만 허드의 이런 결정에 대해 시장의 평가는 아직까지 중립적이다. 당장 지난 29일 신임 CEO 선임 발표 이후 10% 이상 올랐던 HP 주가는 30일에는 상승폭이 1%대로 줄어들었다.. 아르구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웬디 아브라모위츠는 허드의 과거 명성이 구체적인 실적으로 구현되기 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드가 비용절감 측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HP의 문제는 비용구조가 아니라 사업부문간 조화라는 점도 NCR에서의 실적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허드 사장이 25년간 몸담아 온 NCR은 은행 ATM 기계로 유명한 회사지만, 규모면에서 HP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도 검증대상이다. 아브라모위츠는 "NCR과 HP의 덩치차를 감안했을 때 허드에게는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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