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채권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채권가격 상승) 지준일이어서 매매가 활발하지 않아 보합선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국고3년 수익률은 저항선인 5.9%선을 하향돌파 5.84%까지 내려왔다. 국고5년은 1-10호 등 주변물이 수익률 하락을 주도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유지했지만 저금리를 지지하는 코멘트를 내고 오후들어 국채선물이 급등하면서 "매수 마인드"가 완승을 거뒀다.
7일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 2-1호는 전날보다 9bp 낮은 5.84%, 국고5년 2-2호는 6bp 낮은 6.60%, 1-10호는 9bp 낮은 6.65%를 기록했다. 통안2년 2월6일물은 6bp 낮은 5.79%, 10월5일물은 7bp 낮은 5.60%로 마쳤다.
국고5년 1-10호는 장마감후 일부 선네고 거래도 있었는데 매매 결제를 위해 급하게 물건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안2년과 국고5년 경과물은 국내 모은행이 금리스왑(IRS)과 연계해 오전부터 "사자" 주문을 냈다.
이날 수익률 하락은 금통위 코멘트에 대한 우호적인 해석, 국채선물 급등, 주가지수 폭락, 국지전 가능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하락 기세를 몰아 국고3년 5.8%선을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과 국채선물 저평가 폭이 45틱으로 축소돼 "더 먹을 것이 없다"는 의견이 맞서는 모습이다. 설연휴 동안 "악의 축" 발언이 어떤 식으로 변주돼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시황
지준일에다 금통위까지 겹쳐 채권시장은 고요하게 출발했다. 금통위의 콜금리 유지 결정이 나올때까지 시장은 거의 제자리를 지켰다. 간간히 통안채 단기물을 찾는 수요가 있었다.
금통위는 콜금리를 4%로 유지했다. 경기에 불확실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에 금리가 급등할 이유는 없으며 정부와 협의, 국채, 통안채 발행 물량과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겠다는 코멘트가 나왔다.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현물 수익률도 소폭 하락했다. 국고3년 2-1호는 전날보다 2bp 낮은 5.91%로 낮아졌다.
오후들어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국채선물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채선물을 사들였다. 국고3년 지표물외에 주변물쪽으로 매수세가 확산됐고 국고5년 1-10호는 6.7%선을 하향 돌파했다. 국내 모은행이 통안2년과 국고5년 경과물을 사면서 IRS를 페이(pay:채권매도 효과)했다.
오전에 회자되던 국지전 가능성이 뒤늦게 주식시장 등으로 퍼져 나갔다. 반면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는 더욱 늘어났다. 국지전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현물 시장으로도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결국 국고3년 2-1호는 전날보다 9bp 낮은 5.84%, 국고5년 2-2호는 6bp 낮은 5.60%, 1-10호는 9bp 낮은 6.65%로 떨어졌다.
증권협회에서 고시한 최종 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날보다 9bp 낮은 5.85%, 국고5년은 8bp 낮은 6.60%, 통안2년은 7bp 낮은 5.78%, 회사채 3년 AA-는 7bp 낮은 6.85%, BBB-는 6bp 낮은 11.00%를 기록했다.
◇"지준일 습격사건"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완전히 허를 찔렸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예상했던대로 콜금리를 유지하며 "탄력적인 조절"이라는 표현을 썼다. 저금리 기조를 재차 강조, 우호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수익률 급락을 설명하기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
이날 수익률 급락의 배경은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일부 채권에 대한 특수 수요가 있었다. 통안2년10월5일물과 국고5년 경과물이 그것. 국내 모 은행에서 IRS와 관련 이들 채권을 사들였다. 이 은행 관계자는 "IRS 거래를 위해 일부 통안채를 매수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국고5년 1-10호 등 비지표물의 수익률 하락이 두드러진 것은 이같은 특수수요에다 캐리(carry) 욕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둘째, 외국인의 공격적인 국채선물 매수다. 이날 외국인들은 3000계약에 육박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저평가 축소를 노리고 매수 강도를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IRS와 관련된 복합거래, 국지전 가능성에 자극받은 선취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셋째, 금통위의 코멘트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다. 저금리 기조를 위해 국채, 통안채 발행 시기와 물량을 신축적으로 조절한다는 말은 "수급장세"를 연장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
넷째, 주가지수 급락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삼성전자만 아니었다면 종합주가지수 700선마저 흔들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등장했다.
다섯째, "악의 축" 발언과 "국지전 가능성" 등 한국의 주변정세가 불안정해지자 "안전자산 선호"로 연결됐다는 것.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를 "악의 축"과 관련짓는 시각도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도 일부 외환딜러들은 "연일 계속되는 "악의 축" 발언의 변주와 국지전 가능성 등으로 역외세력들이 달러를 매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컨트리리스크에 가장 민감하다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외국인들은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 장중 한 때 4900계약 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가 장막판 물량을 털어내 결국 115계약 순매수로 마쳤다.
오전부터 국지전 가능성이 보도됐기 때문에 장마판 외국인 매도를 "악의 축" 발언과 연결짓는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거래소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불과, 7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을 뿐이다.
LG투신의 한 딜러는 "국지전 등 시장외적인 변수보다는 시장내부에 잠복해 있던 수익률 하락 압력이 분출했다고 봐야한다"며 "제한된 공급물량을 가지고 딜링을 하다보니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한 딜러도 "연초 2개월간 일드(yield)를 얻지 못한 시가평가 펀드들은 안달이 났을 것"이라며 "지난달 경제지표가 그렇게 강하게 나왔을 때도 수익률이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달 경제지표가 약간만 지체돼도 수익률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