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IPO로 몸집키워 경쟁해야…규모 작으면 먹힌다"

이진만 시카고 韓경제인협회 부회장 인터뷰
"이미 경쟁국보다 늦은 한국, 서둘러 IPO로 몸집키워야"
  • 등록 2015-09-14 오후 12:00:00

    수정 2015-09-14 오후 12:00:00

[시카고(미국)=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규모가 작은 거래소는 전 세계적인 인수합병(M&A) 물결 속에서 결국 큰 거래소에 먹힐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거래소는 아직 국제시장에서 뒤쳐져 있습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몸집을 키워서 지금이라도 경쟁에 뛰어들어야합니다.”



이진만(사진) 미국 시카고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겸 드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코트라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추진 중인 지주사 전환과 IPO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적극 공감하고 나선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거래소가 국제화 측면에서 특히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지난 2002년 상장한 뒤 2007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를 합병하면서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로 거듭났다.

이 교수는 “누구도 후발 거래소였던 CME가 CBOT를 인수할 것이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로 회사의 규모를 키운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거래소는 아직 세계적으로 비교할 때 거래량 등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 IPO를 통해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한국 거래소 역시 국제화를 통해 외국 자본을 들여와 크기를 키워야 한다”며 “싱가포르나 홍콩, 상하이 등에 비해서 한발 늦기는 했지만 꼭 필요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투자 다변화를 가능케 하는 상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미국은 채권 시장도 크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활성화돼 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적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규제가 아직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인용 부동산도 증권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다양한 상품을 만들다보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IPO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욱 용이해진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기서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정부 규제는 리스크관리 외에는 거래를 줄게하고 경쟁력을 잃게 만든다”며 “규제는 최소화하고 규모를 키운다면 CME처럼 IPO 이후 적극적인 몸집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래에셋증권(037620),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해외 부동산에 대한 대체 투자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이미 과열된 상태”라며 “소득에 비해 너무 많이 가격이 오른만큼 지금은 미국 부동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이머징, 특히 남미 경제에 악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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