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9년 이후 6년만에 임금동결을 결정한 배경이 지난해 실적부진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내려졌다는 점에서 계열사들도 ‘허리띠 졸라매기 분위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2000여명에 달하는 전 계열사 임원들은 이미 급여를 동결키로 결정했다.
27일 삼성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노사협의회는 올해 임금 기본인상률을 0%로 책정하며 연봉을 동결키로 했다. 다만 임직원 개개인의 고과 평가에 따라 일정 수준의 추가인상률을 적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엑설런트(Excellent), 베리 굿(Very Good), 굿(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 등 5등급으로 고과 평가를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부분 상위 3개 등급에 속하게 되며 NI나 UN 등급에 포함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추가인상률이 적용되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SDI(006400)는 올해 임금 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다 제일모직 소재부문과의 합병 과정에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사업 중단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삼성전자 임금 동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들은 다만 삼성전자가 올해 기본급만 동결했고 복리후생은 오히려 늘렸다는 점에 위안을 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로부터 분리된 계열사인 만큼 복리후생 수준은 거의 동일하다. 이번에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결정한 복리후생 조정안도 삼성디스플레이에 그대로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노사협의회에서 임직원 임금은 동결했지만 복리후생을 개선해 유치원비 지원연령을 기존 6~7세에서 5~7세로 늘렸다. 또 휴직자에게도 전신암 검사비를 지원하고 장기 휴가도 활성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