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계승한 베네수엘라, 우리기업 진출전략은?

"우회수출·중장기 투자진출이 핵심"
  • 등록 2013-04-15 오후 1:54:18

    수정 2013-04-15 오후 2:23:06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차베스 대통령 사망이후 실시한 베네수엘라의 재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임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15일 선출됐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진출하려는 우리기업은 우회수출을 모색하거나 중자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이날 ‘포스트 차베스, 변화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마두로 신정부는 정치적 기반이 같은 차베스 정부의 정책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진출을 위해서는 ▲신정부 출범에 따른 주요인맥구축, ▲경제블록을 활용한 우회진출, ▲정부와 민간기업의 공조 및 대중소 동반진출을 주요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최동석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원유매장량 1위 국가로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큰 나라로 단기적으로는 외환통제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우리 기업 진출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 차원에서 투자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남미공동시장(Mercosur 메르코수르,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 참여), 볼리바르 동맹(ALBA 알바,볼리비아·에콰도르·니카라과·도미니카·쿠바 등 8개국 참여)등의 경제 블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베네수엘라의 핵심 기반산업인 석유 산업은 생산성을 개선해야 하지만 투자를 위한 재정이 고갈돼 이른 시일내 개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 인센티브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들은 단기적으로는 알바 회원국인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등에 조립라인을 설립해 주재국의 수입쿼터를 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 투자 진출을 통해 메르코수르 전체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에콰도르는 베네수엘라와 좌파 이념을 같이하며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수출입도 가상통화인 ‘수크레’를 활용하고 있어 에콰도를 통하면 베네수엘라 외환관리위원회 승인에 소요되는 장시간의 미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한편 고 차베스 대통령은 작년 10월 4선에 성공했지만 취임을 못하고 암 투병 중 지난 3월 5일 사망, 마두로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뒤 전날 재선거를 실시했다.

코트라는 마두로 신정부의 대미관계는 단기적으로는 차베스의 반미의지를 계승하겠지만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미국과 관계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베네엘라는 전 세계 원유매장량 1위의 자원대국이지만 원유정제가 쉽지 않아 생산 원유의 4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또 2008년 이후 465억 달러의 차관을 지원 중인 중국과는 앞으로 투자 가능성을 고려해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아울러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역내에서도 대표적인 좌파 리더 역할을 해왔지만 차베스 사망과 함께 중남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알바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막대한 원유보유고를 통해 쿠바, 에콰도르, 니카라과 등과 같은 회원국에 저리로 원유를 공급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차베스 사후 에콰도르의 코레아 대통령이 알바의 리더로 언급되고 있지만 에콰도르의 원유매장량이나 생산량은 베네수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 차베스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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