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로 고막을!" 농진청, 세계최초 개발 성공

  • 등록 2009-12-08 오후 3:27:26

    수정 2009-12-08 오후 3:27:26

[이데일리 김재은기자] 고급 옷감으로 쓰였던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가 이제는 인공고막으로 사용된다.

농촌진흥청은 8일 한림대학교 의료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인공고막용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인공고막 시술은 우리몸의 근막이나 연골막을 떼내 시술하는 자가근막채취술과 종이패취술이 사용됐는데, 회복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생체적합성이 낮다는 문제 등이 발생했다.

이상적인 인공고막용 소재는 투명성 등 적절한 물리적 성질에 생체 적합성이 우수하고, 고막 재생기간동안 세균, 곰팡이 등에 감염저항성이 있어야 한다. 이같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게 바로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로 만든 인공고막이다.

인공고막 소재로 쓰이는 실크단백질막은 표면이 치밀하고 매끈해 소리 전달이 쉽고,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자라기 힘든 형태다.

또 사람 고막과 유사한 100㎛의 두께, 천공고막 시술에 적합한 적당한 강도, 고막세포가 잘 부착성장해 고막 재생을 촉진하는 표면성질 등을 가져 인공고막의 최적 소재로 분석되고 있다.

실크인공고막 소재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시술이 용이하면서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고막 재생이 탁월하고 정상인의 고막형태로 재생되는 우수성을 확인했다.

상처부위에 실크인공고막을 붙일 경우 기존 종이패치와 비교해 고막재생률이 137%로 거의 완전한 고막으로 재생되며 이후 실크인공막은 자연스럽게 귀지처럼 떨어져 나왔다.

고막 재생기간 역시 기존 4~6주에 비해 절반이하인 14일가량으로 줄었다. 또 수천년간 수술용 봉합사로 실크가 사용돼온 만큼 생체적합성이 높아 염증반응 등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혜란 한림대 의료원장은 "고막 손상이 큰 경우 재생이 거의 안 되지만 실크소재를 붙이면 창상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생체치유력이 뛰어나 주변 고막의 재생속도가 기존보다 30%이상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국내외 5개국에 특허출원을 신청한 상태로 향후 2년여의 임상시험을 거쳐 2012년말이나 2013년께 상용화될 전망이다.

김재수 농진청장은 "농업분야 실용화를 위해 한림대 의료원과 MOU를 맺고 농업과 의학 융복합을 시도한 지 1년여만에 맺은 첫 결실"이라며 "농업이 미래 첨단산업으로 가는 첫 작품이자 농촌의 희망과 비전 제시하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현재 인공고막관련 세계 시장규모는 약 2500억원정도로 추산되며, 국내 고막패취술에 사용되는 인공고막 소재시장은 3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kg당 2만5000원 내외로 공급되는 누에고치 가격이 실크인공고막 소재로 개발된다면 5%가량(125억원)의 소득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1회 시술시 실크 소요량은 고품질 누에고치 20개, 약 2000원으로 농가 소득은 25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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