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을 잘 하도록 도와주는 참고서들은 셀 수 없이 많은 데 비해, 직장생활의 지침서가 될만한 책은 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 직장생활 지침서로 분류되는 수많은 책들은 대개 `CEO용`이거나 `팀장용`이다.
`이렇게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류의 책들은 `그런 고민이라도 할 위치에나 갔으면 좋겠다`는 많은 평사원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다.
사실 직장생활에 있어서 고민의 무게는 CEO와 신입사원이 별반 다르지 않다. `왜 나한테는 창고정리만 시킬까`하는 신입사원의 고민은 `매출을 어떻게 늘릴까`하는 사장의 고민보다 결코 가볍거나 사소하지 않다. 특히 젊은 사원들일수록 자칫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기 십상이다.
`신입사원 3년만 제대로 미쳐라`는 이처럼 충고와 조언에 목말라하는 신입사원들을 위한 지침서다. 막연한 꿈과 상상만 가지고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 회사란 이런 곳이라는 걸 조목조목 짚어준 책이다.
저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을 망라한 여러 기업의 신입사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요즘 신입사원들의 생각과 고민을 담았다. 그래서 책의 앞부분 4분의 1정도는 신입사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놨다.
책의 성격은 `신입사원용 직장입문서`지만, 신입사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원인을 파고 들었다는 점에서 신입직원들의 돌출행동으로 당황해 본 적이 있는 팀장급 직원들에게도 꽤 유용해보인다.
책을 읽다보면 선배 직원들이나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스타일의 신입직원을 원하는 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점에서 입사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법하다.
신입사원, 선배 직장인, 인사담당자, 임원급 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거나 설문조사해서 들은 조언과 지침을 담아 더욱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실용서로 분류되는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몰라서가 아니라 누구나 알면서도 실천을 못해서 문제인, 그런 뻔한 내용들이 담겨있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경험에 비춰봐도 신입사원들은 정말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 자주 부닥치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그렇고 그런 실용서와는 쓰임새가 좀 다르다.
새로 배치받은 신입사원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어슬렁거리거나 어색하게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만 휴지로 닦고 있다면, 책상에 툭 던져주며 읽어보라고 하기에 딱 적당한 책이다.
`나는 피눈물나게 배운 노하우를 이렇게 쉽게 가르쳐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좀 고민해봐야 할 일이지만.
저자소개 : 지은이 김성재는 서강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미국 남가주대(USC)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 석사과정을 수학했다. 대학 졸업 직후 잠시 대기업에 다니다 언론사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세계일보」를 거쳐 「한겨레」에서 사회부 기동취재팀, 문화부 공동체팀 기자로 뛰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경제부에서 삼성, LG 등 대기업과 한국은행-시중은행 등 금융권을 출입하며 우리나라 산업-거시경제-금융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