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인 `MB 전도사`..공무원은 기가 막혀

박진근 연대 명예교수 등 선거전서 李캠프 자문 교수들
행안부 “초빙해 국정철학 특강 들으라” 각 부처에 지침
대통령 발언장면 모은 영상도 상영
공무원들 “정권 바뀌었다지만..실소”
  • 등록 2008-05-15 오후 2:33:40

    수정 2008-05-15 오후 3:07:46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행정안전부가 최근 각 부처에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 공유교육을 실시하라며 강사 명단을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공인 `MB 철학 전도사` 명단인 셈이다.

15일 각 정부부처들에 따르면 새정부 출범 직후 행안부는 각 부처와 외청등 모든 정부조직에 직원들을 상대로 새정부 국정철학 공유 교육을 실시하라는 지침을 보냈다. 이때 `국정 철학 교육 강사 풀` 이라며 28명의 명단도 함께 내려보냈다.

서울과 지방, 두개 그룹으로 나뉜 명단에는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등 대학교수와 전현직 청와대 행정관 등 모두 28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아래 표 참조)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캠프에 직간접으로 몸을 담았던 인물들이다.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 백승관 홍익대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교수, 채희율 경기대교수, 강정애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윤창현 교수는 이명박 캠프 정책자문단에서 활동했었다.

또 김윤환 고려대 교수와 최균 한림대 교수, 강원식 관동대 교수도 공약 개발과 인터뷰 답변서 작성 등을 담당하며 선거전에 참여했다. 강명헌 단국대 교수도 캠프에서 정책자문위원장으로 일했었다.
 
최현정· 이상훈· 최기수 등 3명의 전현직 청와대 국정홍보수석실 행정관도 이 명단에 들어 있다. 세 사람은 모두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명단에 올라 있는 인사들 중 강명헌 단국대 교수는 지난 4월 기획재정부장관 추천 몫의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또 박진근 교수는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위촉되는 등 속속 요직에 발탁되는 중이다.
 
이같은 지침과 명단을 받은 정부 각 부처는 이들 중 한명을 초청, 강사료를 지불하고 국정철학 특강을 들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모두 지난 4월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로부터 `이명박 정부의 국가발전 전략 체계` 직원 교육을 했다. 이밖의 다른 부처와 농촌진흥청(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등 외청, 대전시 (청주대 이재록 교수)등 지방공무원 조직도 최근 명단에 오른 강사를 초청,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철학 교육을 실시했다.

또 각 부처는 특강시간에 50여분에 이르는 긴 동영상도 함께 상영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장차관 워크숍, 주요 연설과 발표장면 등을 담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재정부의 한 공무원은 “동영상은 대통령이 발언하는 장면을 모아 편집한 것이었다"며 "무슨 어록도 아니고 아무리 정권이 바뀌었다지만 심한 것 아니냐”고 했다. 또 “15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 특강을 받은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동영상 상영에 어이없어 실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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