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청약 뚜렷.."미분양 쌓인다"

중소형사=고읍·진접·평택 외곽 입지..결과는 `참패`
대형사=도심 재개발·유망 입지 선점해 `흥행몰이`
  • 등록 2007-10-11 오후 2:41:43

    수정 2007-10-11 오후 2:41:43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수도권 일대 분양시장이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다.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며 예비청약자들이 입지, 가격, 브랜드 가치, 시공사 자금력 등을 더욱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입지가 떨어지는 아파트는 미분양의 늪에서 허우적 대고 있다. 

11일 금융결제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3개 건설사가 동시분양을 진행한 양주 고읍지구를 비롯해 남양주 진접지구 등은 지난 9-10일 각각 1-2순위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다.

지난 10일 한양, 우남건설, 우미건설 등 3개 업체가 진행한 양주 고읍지구 1순위 청약에서는 총 1912가구 모집에 138명의 청약자만이 참가했다. 10가구중 1가구도 못 채운 실적이다.

이들 동시분양 3개 업체는 같은 지역에서 이보다 먼저 분양에 나선 신도종합건설, 유승종합건설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또 아파트단지 특화,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 각종 혜택도 앞세웠지만 청약자들의 마음을 끌지 못했다. 

지난달 초 동시분양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를 경험했던 남양주 진접지구에도 미분양이 추가로 쌓이고 있다. 원일종합건설이 진접지구 11블록에 짓는 원일플로라는 일반분양 총 3개 주택형 225가구에 단 6명(1순위)만이 청약했다.

지난 9일과 10일 각각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평택시 팽성읍 송화리 늘푸른오스카빌 175가구(일반분양 170가구)에는 이틀간 청약자가 단 한 명뿐이었다.

반면 유망지역에서 대형사들이 유명 브랜드를 앞세워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1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래미안 용두의 경우 일반분양 278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에만 3153명이 모여 11.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앞서 지난달 현대건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 내놓은 논현 힐스테이트 역시 1순위에서 7대 1을 넘는 경쟁률로 대부분 주택형이 마감된 바있다. 
 
수도권 분양실적이 이 같이 뚜렷이 갈리는 것은 예비청약자들이 `똑똑해진` 이유가 크다.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청약자들은 본인의 청약 점수가 `아깝지 않은` 분양물량에만 선별적으로 청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변 주택과 비교했을 때의 `가격 경쟁력`, 전매제한 여부, 건설사의 `브랜드 인지도`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청약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업체의 경우 이 같은 분양성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강현구 내집마련정보사 실장은 "수도권 청약통장 보유자들이 저렴하고 유망한 단지를 기다리며 청약에 나서기를 미뤄 분양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중소형사들이 신규물량만 밀어내기식으로 내놓으면 장기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확실한 시장상황을 돌파할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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