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수정기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모색하던 동국제강그룹이 `차세대 정보통신(IT)`부문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택했다. 휴대폰 키패트 전문업체인
유일전자(049520)를 전격 인수한데 이어 추가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전문 IT사업군을 키워내겠다고 선언했다.
50년간 철강사업에 주력해왔던 동국제강그룹이 전혀 새로운 분야인 IT산업에 뛰어들면서 성공적인 사업다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비쿼터스로 2010년 매출 2조 달성"
동국제강그룹은 정부의 육성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는 `차세대 컨버징 디바이스` 등 유비쿼터스 사업을 2010년까지 매출 2조원에 순익 3000억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매출 2166억원, 순익 265억원을 기록했던 유일전자 만으로는 현재 성장추세를 감안한다해도 상당히 높은 목표치. 따라서 동국제강은 유일전자와 시너지 효과가 크고 첨단 기술을 보유한 중견 IT업체 및 기술벤처에 대한 M&A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동국제강의 유일전자 인수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일전자는 휴대전화용 키패드에 있어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또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 알짜 기업으로 기업 자체에 대한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유보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철강사업의 업태와는 완전히 다른 IT사업에 대해 경영 관리와 시장 예측, 추가 사업 확대 등에 있어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자금 880억원은 동국제강에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투자금액에 대해 10% 내외의 지분법평가이익 및 배당수입으로 회수될 것"이라면서도 "재고관리나 판매 마케팅부문, 기업문화까지도 철강과 IT는 차이가 많아 동국제강으로서는 상당한 도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동국제강(001230)은 유일전자에 대해 정보통신 전문가 집단에 의한 독립경영을 구축할 방침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국내외 IT인재를 영입해 앞으로 디스플레이 분야 및 정보통신기기용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사업을 확대시키겠다는 것.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외길을 벗어나 처음으로 철강과 무관한 사업인 정보통신에 진출한만큼 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미래 성장동력 구축 `가시화`
동국제강그룹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발표했던 중장기 비전과 신규사업 진출에 대한 구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브라질 슬라브 공장에 대한 투자를 확정한데 이어 유일전자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향후 사업 구조에 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지난 2월에는 교육복지시설과 골프장, 의료시설, 종합레저, 스포츠 기타 체육시설 건설 및 운영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레저사업 진출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달 24일에는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CVRD 등과 브라질에 총 7억5000만달러를 들여 연산 150만톤의 슬라브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주력 상품인 후판에 쓰이는 원료인 슬라브를 직접 생산하기 위한 오랜 숙원을 풀게 된 것이다.
이번 슬라브 공장 프로젝트는 계열사 유니온스틸의 중국진출과 함께 동국제강그룹의 글로벌화를 일궈낼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슬라브공장 건설과 IT사업 진출 외에도 물류와 레저, 건설부문에서 M&A를 포함한 사업다각화 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중국에서도 철강업체 등 M&A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향후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왔던 사업다각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번에 새롭게 진출한 정보통신 뿐 아니라 레저와 건설, 물류 등의 신사업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이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오는 2008년까지 철강사업 매출 5조원, 신규사업 2조원 등 총 7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동국제강그룹의 매출은 전년대비 31%증가한 4조85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