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해 도심을 누볐던 21년생 얼룩말 세로가 부모를 잃은 뒤 반항을 시작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주택가에서 얼룩말 세로가 포획되기 전의 모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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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서울시설관리공단 유튜브 채널인 ‘서시공TV’에 올라온 쇼츠 영상에 따르면 세로는 부모와 함께 잘 먹고 자며 ‘엄마 아빠 껌딱지’였다.
그러나 부모가 숨진 뒤 집에 들어오지 않고, 캥거루와 싸우는 등 반항이 시작됐다고 한다.
| (영상=서울시설관리공단 유튜브 채널 ‘서시공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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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측은 특단의 조치로 사육사들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을 고안했고 사육사 손에 당근, 사과 등을 쥐고 건네는 ‘손밥’을 주기 시작했다.
영상 속 세로는 몇 차례 손밥의 냄새만 맡고 고개를 돌리다가 나중에는 사육사의 손에 담긴 사과를 받아먹는다. 이후 세로는 더 이상 가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 세로와 부모가 함께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설관리공단 유튜브 채널 ‘서시공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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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2시 40분께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주변에 설치된 나무 데크를 부수고 탈출했다. 이후에는 승용차와 부딪히기도 했다.
세로는 20여분간 차도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다 광진구 구의동 골목길에서 포위됐고 총기 형태의 마취 장비인 ‘블루건’으로 일곱 차례 근육이완제를 투약받은 뒤 쓰러졌다.
세로는 탈출 3시간 30분 만인 오후 6시 10분께 화물차에 실려 동물원으로 돌아왔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탈출 원인 등을 면밀히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세로의 건강을 위해 대공원 수의사 및 담당 사육사들이 전담해 돌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