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환보유고 절반 동결됐다…서방 제재 영향"

러시아 재무부 장관, 자국 방송서 인터뷰
"서방, 중국에도 압박…채무 이행 어려워"
  • 등록 2022-03-13 오후 10:55:51

    수정 2022-03-13 오후 10:55:51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러시아가 외환보유고 절반 가량이 서방 제재로 인해 동결되면서 채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전체 외환보유액 6400억 달러(약 791조6800억원) 중 3000억달러(약 371조1000억원) 가량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자국 ‘로시야-1’(Russia-1) TV 방송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외환보유고 동결로 러시아가 채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동결이 풀리지 않으면 러시아는 외화표시 국채를 포함한 모든 국채를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돈줄을 옥죄기 위해 중국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서방이 우리와 중국의 교역을 제한하려고 중국에 어떤 압력을 넣고 있는지도 보고 있다”면서 “당연히 우리가 위안화로 보관 중인 외환보유고도 제한하려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발언이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나온 발언 가운데 서방 제재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모색할 것이라는 점을 가장 분명하게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러시아 금융 부문에 고강도 제재를 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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