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자석만으로 혈액에서 혈장을 깨끗하게 분리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현장 진단형 혈액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강주헌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이 칩 속을 흐르는 혈액에 자석을 갖다 대면 자석에서 먼 쪽으로 혈구가 밀려 나가 혈장과 혈구가 분리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 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오른쪽위부터 시계방향)강주현 교수, 오지웅 연구원, 권세용 연구조교수, 엄유진 연구조교수, 정준우 교수, 이민석 연구원.(사진=울산과학기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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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같은 혈구와 옅은 노란 액체인 혈장으로 구분된다. 혈액검사로 찾고자 하는 세균 유전자, 단백질과 같은 바이오마커는 혈장에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검사하려면 혈액에서 혈장만을 깨끗하게 분리해야 한다.
연구팀은 상자성 물질 입자가 첨가된 혈액의 혈구와 혈장 성분이 자석에 다르게 반응하는 원리를 이용해 동력이나 전원 없이 혈장을 분리할 기술을 개발했다. 혈구를 자석에서 먼 쪽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기는 것을 이용해 혈장을 분리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적혈구가 터지는 용혈 현상이나 혈구 오염이 없이 순수한 혈장을 빠르게 얻었고, 세균 감염 혈액의 혈장을 분리한 실험에서 일반 원심분리기술로 분리된 혈장보다 2배 높은 세균 유전자를 검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응용해 혈장 분리 없이 바로 혈액을 검사하는 초소형·저비용 고정밀 진단 칩도 만들었다. 이 칩으로 전립선암 진단의 바이오마커인 PSA 단백질을 검출했다.
강주헌 교수는 “그동안 무동력 혈장 분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모든 요건을 동시에 갖춘 기술이 없었다”며 “자석을 이용한 신개념 혈장 분리 기술을 현장 진단형 혈액 분석에 적용하면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에 12일자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