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C 女미라 사망원인이 `동맥경화`.."현대인 질병 아니었다"

  • 등록 2017-09-12 오전 10:33:57

    수정 2017-09-12 오전 10:33:57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이데일리 e뉴스 유수정 기자] 400여년전 사망한 뒤 미라로 발견된 조선시대 여성의 사망 원인이 ‘동맥경화증에 의한 심혈관질환’으로 밝혀졌다.

이은주(서울아산병원 내과)·신동훈(서울대병원 해부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2010년 경북 문경에서 발견된 1600년대 여성미라(사망나이 35~50세 추정)의 사인을 질병 유전자분석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죽상동맥경화증에 의한 심혈관질환’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국내 최초로 미라의 사인을 규명하는데 유전자 분석기술이 활용된 사례다. 질병 관련 유전자 분석기술이란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참조용 표준 유전체’(게놈)와 비교해 해당 질병이 있었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우선 미라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통해 죽상동맥경화증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이로만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미라 내부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채취해 죽상동맥경화증과 관련된 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살폈다. 사체 표면 DNA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NP란 사람에 따라 특정 부위의 DNA 염기서열이 변이된 것이다. 질병이 있는 환자와 정상인을 비교했을 때 특정 SNP가 나타나는 빈도가 유의하게 다르다면 그 SNP는 질병과 관련된 것으로 본다.

검사 결과 해당 미라에서는 현대인에게서처럼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7개의 SNP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변이 유전자가 해당 여성에게 죽상동맥경화증에 의한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을 일으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죽상동맥경화증이 현대인들의 질병만은 아니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미라는 2010년 4월 문경시 아파트 건립 공사 중에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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