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휴렛패커드(HP)가 새로운 프린터 라인을 공개하며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취임한 맥 휘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후 내놓은 첫 결과물이란 점에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HP가 29일(현지시간) 내놓은 프린터는 스캐너와 전자기기용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다기능 프린터로 최근 프린터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새롭게 출시된 프린터 가격은 2500~3000달러(272만~327만원)로 주로 소규모 기업들을 겨낭했다.
HP는 그동안 세계 최대 프린터 업체에도 불구, 이 분야에서 업계 중간정도의 순위에 불과했다. 휘트먼 CEO는 취임 후 HP에서 최근 7년간 신제품이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을 크게 질타했으며 이 분야에서 회생을 모색하기 위해 R&D 투자를 과감히 늘렸다.
HP의 지난 2003~2010년 사이 R&D 예산은 같은 기간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 37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줄었고, 지난해 전체 매출의 2.6%를 차지하며 경쟁사인 IBM의 5.8%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HP는 R&D 지출을 33억달러로 늘렸고 올해 3분기까지 비슷한 투자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여름 휘트먼 CEO는 신제품 R&D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2014년말까지 HP인력의 8%인 2만7000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한때 HP에서 프린터 사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30%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관련 매출이 급락하면서 고전해 왔다. 조사기관 IDC는 지난해 다기능 프린터가 전 세계에서 450억달러 어치 팔렸지만 제록스나 캐논 등 다른 경쟁사들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