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과거 전쟁 당시의 주가 통계에 비춰 본다면 매수에 유리한 시기로 보입니다. 이미 월가에서는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의 기간과 강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번에도 반드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5번의 전쟁, 모두 전쟁 직후가 매수 기회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주(21~25일) 중 코스피가 1%대 반등을 보인 단 하루(25일)을 빼놓고 4거래을 모두 ‘사자’로 일관했습니다. ‘Buy the Invasion’, 즉 전쟁이 시작할 때 주식을 사라는 월가의 격언을 따르는 것인데요. 실제로 역대 국제사회의 전쟁 시기 주가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나쁜 전략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리안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모하메드 엘 에리안은 “전쟁 발발 직후만큼 강한 충격이 일어나지 않는 데다 중앙은행이 변동성을 억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장은 정치적으로, 지정학적인 충격에 의해 급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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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긴축 속도를 늦추면 국내 증시를 둘러싼 외국인들의 매도 압력도 잦아들 가능성이 큽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적인 전면전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수준이 아니라면 파장은 기업의 펀더멘탈보다는 센티멘탈(투자심리와 수급) 측면에 그칠 것”이라며 “과거 사례에서 코스피는 전쟁 발발 전부터 단기 변동성이 컸지만 중장기로 보면 투매보다는 보유가, 관망보다는 매수가 유리했다”고 조언합니다.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진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등 강력한 경제 제재를 내세우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쟁 지형도, 미국의 입장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이 전쟁이 종결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시의 급락이 저가 매수의 기회일 순 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글로벌 사회에 사는 그 누구도 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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