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부동산·주식 투자 막는다…홍남기 “최대한 억제”(종합)

부총리·한은 총재·금융위원장·금감원장 회의
가계부채 대책 이달 발표, DSR 규제 앞당길듯
10~11월 중 기준금리 인상 전망 “점진적 조정”
홍남기 “부동산·가계부채 문제에 선제적 조치”
  • 등록 2021-09-30 오전 11:27:45

    수정 2021-09-30 오전 11:27:4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계부채를 줄이는 고강도 대책이 이달 중에 발표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당겨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준금리도 잇따라 올릴 전망이다. ‘영끌’, ‘빚투’ 부동산·주식 투자 등으로 가계부채가 한국경제 뇌관이 될 정도로 불어나자, 정부가 고강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 경우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폭넓게 모색할 것”이라며 “관리방안을 10월 중 마련·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확대된 유동성 등으로 빠르게 증가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 인식 하에 그 관리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 4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은 지난달 취임한 후 처음이다.

이같은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것은 가계부채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가계부채는 한은 가계신용 기준으로 2분기 1805조 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년보다 168조 6000억원(10.3%)이나 불어났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올해 제시한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연 5~6%)보다 두 배나 빠른 증가세다.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을 위해 각종 대출 규제를 완화한 데다 ‘영끌’·‘빚투’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달 발표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DSR 규제 강화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7월부터 시중은행을 상태로 규제 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나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 시 DSR 40%를 적용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전 금융권의 총 대출액 2억원 초과, 2023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로 확대 적용한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내년 7월부터 DSR 40% 규제를 적용한다.

정부는 이같은 DSR 규제의 3단계 시행계획이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8일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DSR 규제 강화 방안의 추진 일정이 적정한지와 제2금융권의 느슨한 DSR규제 수준이 풍선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27일에는 “상환능력 범위에서 대출이 일어나는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력 여러가지 전술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내년 3월 이주열 총재 임기가 종료되는 데 내년 1월이나 2월에 추가로 금리를 올릴 지도 관심사다. 한은은 8월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부총리는 30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불균등 회복에 따른 격차확대, 취약계층 및 한계기업 기초체력 약화, 부동산·가계부채 등 유동성 확대에 따른 문제가 경제회복 과정을 불안정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금일 리스크 요인 점검과 함께 선제적 시장안정조치, 컨틴전시 플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대외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며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회색코뿔소(gray rhino)와 같은 위험요인들은 확실하고 선제적으로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10월 집단면역 형성 모멘텀을 계기로 근본적으로 방역과 민생이 함께 하는 소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방향성 점검, 그리고 위기대응 과정에서의 한시적 조치의 연착륙 가능성 등에 대한 모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당면한 과제는 당장 코로나 위기로부터의 극복 탈출, 둘째로 우리 경제의 정상 성장궤도로의 복귀, 셋째로 우리 경제 성장경로 자체의 업그레이드(잠재성장률 제고)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거시·금융정책 당국의 일치된 합심 노력과 거시금융정책 자체의 상호보완적 조합·운용이 기본토대가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도 거시경제·재정·통화·금융당국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서로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일사불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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