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더다니..LH 첫 장기전세주택 SH보다 최고 72%비싸

LH의 서초A3블록 전세보증금 1억8960만원
SH의 서초네이처힐 보증금 1억1012만~1억3313만원
계약금도 LH가 비싸.. LH는 보증금의 20%..SH는 10%
LH “장기전세주택 공급 기준에 맞게 책정해 문제 없다”
  • 등록 2013-01-03 오후 2:33:13

    수정 2013-01-03 오후 2:33:13

[이데일리 강경지 기자]서울 강북에 사는 김모(35)씨 부부는 오랫동안 서울 강남의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꿈꿨다. 장기전세주택에 당첨되면 최장 20년간 주변 시세보다 싼 값에 전세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주자모집공고를 보고 허탈함을 감출수 없었다. LH가 처음으로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의 전세보증금이 SH보다 7000만원 정도 비쌌기 때문이다.

김씨 부부는 SH 공사의 전세보증금과 비슷한 수준인 1억원대 초반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LH의 전세보증금은 2억원 가까이나 됐다. 1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김씨 부부가 7000만원 정도를 빌려야 입주할 수 있었다. 김씨 부부는 “갑자기 7000만원을 구할 수 없어 장기전세주택을 포기하고 인근 빌라로 입주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정부가 서민들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보증금을 책정한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놨다는 첫 장기전세주택 전세보증금이 서울시 SH공사 보다 최고 70% 이상 비싸게 책정돼 비판을 받고 있다.

LH가 지난달 31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발표한 첫 장기전세주택은 SH공사가 인근에서 공급한 동일 면적의 장기전세주택보다 전세보증금이 최고 72.2% 비쌌다. LH의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전용59㎡ 기준 서울 강남구 자곡동, 세곡동 일원 서울강남A5블록의 전세보증금은 1억9800만원이다. SH공사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 강남구 세곡동 ‘세곡리엔파크’ 2·3단지 시프트의 같은 면적 전세보증금 1억1919만원~1억2658만원보다 56%~66%정도 비싼 금액이다. LH의 서울강남A5블록과 SH의 세곡리엔파크 2·3단지는 반경 1.5km 이내이며 걸어서 약 20분 거리다.

또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초A3블록에 공급되는 LH의 장기전세주택 전용 59㎡ 전세보증금은 1억8960만원이다. 같은 면적 SH공사의 장기전세주택 ‘서초네이처힐’ 보증금(1억1012만~1억3313만원)보다 최고 72%나 높게 책정됐다. 서초A3블록 LH 장기전세주택과 SH의 서초네이처힐 단지는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반경 500m 떨어진 곳으로 걸어서 5분~10분 거리에 불과하다.

계약금도 LH가 비싸다. SH공사는 전체 보증금의 10%를 내지만, LH는 전체 보증금의 20%를 받는다.

이에 대해 LH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H는 주변 시세 80%정도로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 기준에 맞게 전세보증금을 책정했고, 계약금도 ‘보증금 20%를 계약금으로 받는다’는 주택공급규칙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SH공사의 장기전세주택은 원래 국민임대주택을 짓기로 한 곳을 장기전세로 전환한 것이라 저렴한 것이다. 계약금 역시 SH 공사는 집값이 비싼 서울시에만 장기전세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보증금의 10%로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SH와 LH의 장기전세주택 강남권 전세보증금 현황. 부동산써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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