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세공정의 수준 차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 사업에서 성공적인 미세공정 전환에 따라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반도체 업체의 호조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삼성·하이닉스 등 실적 개선…영업이익률도 호조
삼성전자(005930)는 30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940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영업이익 5조100억원에서 절반 이상을 반도체가 담당한 것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55% 증가한 9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0.8%.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역시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45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1.8%였다.
외국 반도체 회사도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었던 지난 2년간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뽐냈다.
일본 엘피다는 지난 2분기에 1763억엔의 매출액과 444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423억엔의 영업손실에 비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5.2%.
마이크론은 5억4000만달러의 영업이익과 2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만 업체인 난야와 이노테라는 전년동기 대비 개선되긴 했지만, 적자를 지속했다.
반도체 업체의 실적 호조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부터 프리미엄급 제품인 DDR3 공급부족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2분기 초를 정점으로 DDR2, DDR3 주력 제품의 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의미 있는 수준의 하락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라 주요 업체들이 생산을 늘리며 반도체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며 "DDR3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돼 연말까지는 우수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공급과잉 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 중에는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익성에서는 업체별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서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과시했다.
이는 미세공정 기술 차이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D램 주력 제품을 40나노 공정으로 양산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현재 10% 중반 대 정도의 물량을 40나노 공정으로 양산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올해 연말까지 40나노 제품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 시황호조와 더불어 경쟁사보다 앞선 공정전환에 따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2분기 중 시작된 30나노급 D램 양산, 20나노급 낸드플래시 양산 등을 계기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적 호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의 확대 등으로 실적개선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낸드플래시 제품의 가격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D램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낸드플래시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돼 삼성전자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D램 업체 대부분이 하반기 D램 비트 그로스를 하향 조정했지만, 삼성전자만은 연간 비트 그로스 계획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라며 "낸드플래시에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이 있어 당분간 반도체사업부문이 삼성전자 실적의 절반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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