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M&A `자금 조달` 최대 변수

우선 협상대상자 2곳 입찰가 비슷한 수준
외부에서 인수가격의 절반 이상 자금조달
실사 진행 후 내달까지 매각 본계약 체결
  • 등록 2009-11-23 오후 4:15:22

    수정 2009-11-23 오후 4:25:12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3일 대우건설(047040)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2곳)로 선정한 이유는 입찰 경쟁을 통해 대우건설 몸값을 좀 더 받아보겠다는 취지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업체가 제출한 인수 희망가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인수자들의 자금 조달 능력이 향후 M&A(인수·합병) 승자를 가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우건설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자베즈 파트너스(JABEZ Partners)와 TR 아메리카(TR America) 컨소시엄이 서로 비슷한 수준의 인수(입찰) 가격을 제시했다"며 "복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경쟁을 통해 매각 가격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은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대우건설 매각가격보다 인수업체들의 자금조달 능력을 더 의식했다.

실제 대우건설 본입찰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쓴 곳은 러시아 기업 컨소시엄이지만, 컨소시엄 구성원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인수자금 조달 능력에서도 큰 점수를 얻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와 TR 아메리카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 방안도 자신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컨소시엄은 본입찰 시 통상 제출하는 LOC(투자 확약서·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확정짓는 확인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자베즈 파트너스는 중동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C)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했다. 하지만 전체 인수자금 중 60%만 컨소시엄이 조달하고 나머지 40%는 국내외 은행들에게 빌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컨소시엄 내부적으로 자베즈 파트너스가 직접 내놓는 자금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TR 아메리카 컨소시엄의 개발 컨소시엄의 주요 투자자는 미국계 건설회사인 티시맨 컨스트럭션(Tishman Construction)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뉴욕 지역 건설업체 중 매출액 1위 업체다.

하지만 이 컨소시엄도 다수의 미국계 은행들을 SI로 유치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매각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수 후보자들이 투자에 대한 확증을 가져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입장과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으로 의견이 엇갈렸다"며 "지금도 컨소시엄들이 밝힌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계약을 체결할 때는 이행보증금이나 이행보증금에 준하는 계약금 등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베즈파트너스와 TR 아메리카 컨소시엄이 제출한 인수 희망가격은 주당 2만원대 이상이다.

금융권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희망하는 2만3000원과 2만원 사이에서 대우건설 인수가격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 인수가격은 상하 5% 범위 내에서 조정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은 대우건설 지분 50%+1주의 매각을 선호하고 있어, 실제 인수의사가 있을 경우 지분 매각규모는 50%+1주로 점쳐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MOU를 체결한 후 최종실사를 진행,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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