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건교 신도시발표 땅값 올려 =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사전 예고 없이 지난 23일 기자실을 방문, 신도시 추가 건설을 발표했다.
그동안 양주옥정, 삼송신도시 등 대형 신도시 발표 때마다 집값, 땅값 폭등을 이유로 보안을 철저히 했던 전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추 장관은 이에 대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 집값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정책이라기 보다 8.31대책을 통해 밝힌 택지공급 확대 방안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 장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일주일 뒤에 구체적인 지역과 함께 발표하면 될 것을 미리 운을 떼 시장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완벽한 투기대책을 세워도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할 판인데, 이처럼 무책임하게 신도시 개발을 발표할 수 있냐”라며 “언론에서 각종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보지로 오른 곳은 신도시 지정 여부를 떠나 부동산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吳시장 용도지역 변경, 집값 올려 =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설익은 용도변경 발언으로 주변 집값이 뛰는 등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송파구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영순 송파구청장으로부터 송파대로 일대의 일반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상향 조정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파구청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잠실주공 5단지, 신천동 새마을시장, 방이동 먹자골목 등 30만평을 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으로의 변경을 추진했었다.
특히 잠실주공 5단지는 지난 76년 아파트지구로 지정됐으며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을 바꾸지 않는 한 상업지구 변경은 사실상 힘든 실정이다. 서울시는 도시기본계획 변경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오 시장 발언 이후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오 시장 발언이 알려진 이후 잠실주공 5단지는 전 평형이 일주일 새 5000만원 이상 치솟았다.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주공 5단지 34평형은 일주일 새 6000만원 오른 11억2500만원(상한 기준), 35평형은 5500만원 오른 12억7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현장 거래호가는 일주일 새 1억원가량 올라 34평형은 12억4000만원까지 급등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오 시장의 발언을 잘못 해석해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며 "용도지역 변경은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사항으로 추후 면밀한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책임 있는 정책 당국자나 지자체장이 설익은 개발 계획이나 발언을 하는 것은 오히려 집값불안만 부추긴다"며 "시장 떠보기식 발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집값 안정은 사실상 물건너 간게 아니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