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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2일 이러한 내용의 ‘2021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 기준이고, 사외이사 관련 현황은 올해 3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8명으로 작년 동기(441명) 대비 7명 늘었다. 특히 최근 1년 새 여성 사외이사의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전체 사외이사 448명 중 여성은 6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5명 대비 두 배에 가까운 91.4%(32명)나 상승했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도 작년 7.9%에서 올해는 15%로 1년 새 10% 벽을 넘어섰다. 유니코써치 관계자는 “다수 기업들이 임기만료 등으로 물러난 사외이사 후임으로 여성을 다수 전진 배치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성 사외이사가 증가한 이유로는 내년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 원 넘는 대기업은 의무적으로 이사회 구성 시 어느 한쪽 성(性)으로만 채우지 못한다. 유니코써치 관계자는 “하지만 국내 상장사가 2600곳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이중 자산 2조 원 넘는 곳은 200곳이 되지 않는다”며 “상장사 전반으로 제도 시행을 확산하려면 향후 몇 년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女사외이사 최다 기업은 ‘한국가스공사’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였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숫자는 총 8명인데 이중 37.5%인 3명이 여성이었다. 이어 삼성전자와 S-Oil은 사외이사 6명 중 2명(33.3%), 금호석유화학은 7명 중 2명(28.6%), 한전은 8명 중 2명(25%)으로 2명씩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1980년대에 출생한 MZ(밀레니얼+Z)세대 사외이사도 작년 2명에서 올해 3명으로 1명 더 늘었다. 방수란 한전 이사는 1987년생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최연소 자리를 지켰다.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방 이사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나와 현재 서울에너지공사 고문 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방 이사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여서 재선임 여부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또 다른 MZ세대 여성 사외이사에는 1983년생인 박소라 E1 이사와 81년생인 전미영 롯데쇼핑 이사가 포함됐다.
핵심 경력별로는 대학 교수 등 학계 출신이 448명 중 205명으로 45.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1.7%보다 4%포인트 정도 높아진 수치다.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출신 89명(19.9%), 국세청·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관세청·감사원·지자체 등 관료 출신 80명(17.9%),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 51명(11.4%) 순이었다. 재계에서 비교적 전문성이 높은 교수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흐름이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과 내년 법 개정 시행 등을 앞두고 국내 재계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려는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전문성과 경험을 여성 사외이사 인재후보군이 매우 적어 기업에서 마땅한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더 많은 우수한 여성 사외이사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다양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