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도 총력전…대기업 해외박람회 참여도 지원한다

농식품부, 경제활력대책회의서 수출 확대방안 발표
올해 11% 늘어난 8.7조원 수출…4년연속 증가 목표
수산식품 포함 땐 올해 수출액 100억달러 돌파할듯
  • 등록 2019-03-04 오전 10:00:00

    수정 2019-03-04 오전 10:00:00

이병호(오른쪽 2번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달 11~15일 러시아에서 열린 모스크바 식품 박람회(PROD EXPO 2019)에서 참가 국내 기업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aT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연초 수출 정체로 고심하는 정부가 농식품 수출 분야에 대해서도 총력전을 펼친다. 그동안 형평성 문제로 자제해 왔던 대기업의 해외박람회 참여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식품 수출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1.1% 늘어난 8조7천억 수출 목표

농식품부는 올해 농림축산식품 수출목표를 전년보다 11% 늘어난 77억달러(약 8조7000억원)로 정했다. 올해 해양수산부의 수산식품 수출 목표 25억달러를 더하면 9.6% 늘어난 102억달러(약 11조5000억원)다. 첫 100억달러 돌파다.

농식품 수출은 안 그래도 최근 수년 호조였다.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전년보다 1.7% 늘어난 93억1000만달러로 3년 연속 역대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부진했던 올 1~2월에도 농림수산식품은 나 홀로 증가했다. 1월엔 5.9% 늘어난 5억7600만달러, 2월엔 2.9% 늘어난 5억9200만달러였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크진 않지만 전체 수출액 감소를 막는 데 일조한 셈이다.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수출액 연도별 추이. 2019년은 농림축산식품부 목표치.
재작년 중국 사드 갈등이 풀린데다 아세안(동남아) 신시장에서 국산 딸기, 포도 등이 고급 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는 특히 올해 딸기, 포도 등 외국에서 좋은 반응을 보여 온 신선식품 수출 확대에 주력한다. 딸기는 20% 증가(지난해 4800만달러→올해 5760만달러), 포도는 50% 증가(1430만달러→2150만달러)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9230만달러를 팔아치운 주력 수출상품 파프리카도 올해 8% 늘어난 1억달러 수출에 도전한다.

김치와 인삼류, 라면, 음료 등 가공식품 역시 현지 홍보·유통망 강화로 수출 확대를 꾀한다. 외국에선 생소한 채소인 깻잎 역시 일본 야키니쿠 체인점 납품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대기업 해외박람회 참가제한 폐지 ‘총력전’

대기업의 해외박람회 참가도 지원하는 등 정책 변화도 눈길을 끈다.

농식품부는 산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국내 농식품 기업의 해외박람회 참가를 지원해왔으나 자체 진출 여력이 있는 수출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 대기업은 참가를 제한해 왔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이번에 이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4월 태국 고급 슈퍼마켓 ‘고메마켓’에 연 ‘케이 프레시 존(K-Fresh Zone) 태국’ 모습. 국산 딸기 등 신선농산물 23종을 상설 판매한다. aT 제공
농식품부는 박람회에 참가하거나 수출에 나서는 식품기업에 국내 농가와 직접 연관성이 큰 ‘미래클 상품’ 판촉의무를 부여하는데 이 부담도 절반으로 줄였다. 중소 농식품 기업 지원과 국내 농가와의 연계도 중요하지만 현 시점에선 수출액 자체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농식품 수출은 수입액이 수출액의 다섯 배에 이르는 무역수지 적자 품목이다. 당국도 이 때문에 지금까진 공격적인 무역 확대방안보다는 국내 시장과 농가를 고려한 안정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전 세계 9개국 15개의 aT 해외지사 평가 때도 신규 거래알선 비중을 8%에서 15%로 늘렸다. 신시장 개척을 한층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상반기 동남아·중국서 대규모 판촉행사

올 상반기 동남아와 중국에서는 대규모 판촉행사를 펼친다. 이달 28일부터 한 달 동안 중국 상하이 일대에서 대규모 물산전을 연다. 또 3~5월 아세안 6개국 이마트·롯데마트 등 8개 유통매장 166개소에서 한국 농식품 특별 판촉행사를 연다. aT는 5~7일 일본 도쿄 박람회 한국관 운영을 시작으로 베트남 호치민(4월 24~26일), 중국 상하이(5월 14~16일) 박람회에 참가한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활용한 현지 미디어 홍보도 상반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 신선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현지 전용 판매관과 냉장·냉동 운송 지원도 대폭 늘린다.

농식품부는 이개호 장관이나 김현수 차관이 직접 챙기는 수출비상대책반(TF)를 구성하고 3월 한 달 동안 매주 주요 수출품목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기로 했다. 이 장관은 당장 4일 농식품업체 대표를 세종청사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가 전체 수출 위기상황 극복을 돕기 위해 올해 농식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국 농식품 박람회 모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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