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세데스-벤츠가 中소비자에게 사과한 이유는?

인스타그램에 티베트 달라이 라마 문구 인용 후 뭇매
달라이 라마, 中서 티베트 분리·독립 상징으로 여겨져
비판 여론·불매 운동에 게시물 삭제하고 즉각 사과
  • 등록 2018-02-07 오전 10:20:03

    수정 2018-02-07 오전 10:20:03

메르세데스-벤츠가 달라이 라마의 문구를 인용해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흰색 메르세데스 쿠페 사진. (사진=글로벌타임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의 유명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발언 문구를 인용했다가 중국인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서다. 중국에선 달라이 라마의 목소리가 티베트의 분리주의 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위험요소로 여겨진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흰색 메르세데스 쿠페 사진과 함께 ‘모든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더 개방적이게 될 것’이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중국인들이 ‘격렬하게’ 거부하는 달라이 라마의 문구다.

이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고, 중국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중국인들은 비난·비판글과 함께 불매 운동을 벌였다. 중국인들은 해외 유명 인사가 달라이 라마와 만나거나 그를 언급할 때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정부에 반하는 티베트의 분리·독립 운동과 관련, 달라이 라마가 상징적인 인물로 간주되고 있어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웨이보에 성명을 내고 즉각 사과했다. 회사는 “최대한 빨리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우리는 중국인들과 중국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감정을 몹시 상하게 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에게 중국은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다임러는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해 지난 해 매출액 2020억달러 중 약 11%를 중국에서 올렸다. 다임러 역시 “우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른 가치체계를 가진 모든 시장을 존중하는 것처럼 중국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중국 민족주의 문화를 제대로 인지·인식하지 못한 외국 기업의 무지에서 비롯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미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티베트 지역과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기했다가 뭇매를 맞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당국의 조치로 메리어트의 웹사이트와 앱은 일주일 동안 중단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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