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난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이후 지방의 주택 매매거래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 증가와 가격 상승 피로감으로 올 들어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대출 규제까지 가세하면서 주택시장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주택매매 거래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지방에서 거래된 주택 거래 수는 11만 84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만 7635건)보다 24.8%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7만 3295건에서 15만 8970건으로8.3% 감소에 그쳤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담보능력 심사 위주였던 은행권 대출심사를 소득에 따른 상환능력 심사로 바꾸는 것과 비거치식 원리금 분할상환을 원칙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방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소득이 없더라도 담보만 있으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규제를 계기로 실질적인 DTI 규제가 적용됐다는 평가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1만 6991건에서 7717건으로 매매거래가 절반 이상 줄었다. 이어 울산(-40.9%)·충남(-34.3%)·경북(-29.7%)·경남(-28.5%) 순으로 전년대비 5~7월 거래량 감소 폭이 컸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수도권의 경우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청약호조와 고분양가 행진으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회복이 빨랐지만 지방은 강남 재건축 같은 호재가 없는데다 입주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공급 부담은 커지면서 가격 조정이나 주택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