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KBS가 실시하고 있는 UHD 시범방송을 시중에 나온 LG전자(066570)의 84인치 UHD TV를 통해서는 직접 수신해 시청할 수 없다. 내년에 출시될 삼성전자(005930)의 85인치 UHD TV도 마찬가지다.
이는 아직 UHD 방송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방송규격이 확정되기 전 실시하는 시범방송은 그 완성도가 낮다. 방송규격이 확정된 후 정규방송까지 염두에 둔 시험방송과는 엄연히 다르다. UHD 전용장비가 전무한 방송환경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년간은 UHD 방송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영국 BBC, 일본 NHK 등에서도 UHD 방송규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LG전자가 UHD TV에 목을 매는 것은 차세대TV시장을 한 발 앞서 만들기 위해서다. 차세대시장을 선점하면 그 마케팅 효과가 작지 않다. UHD TV에 시큰둥하던 삼성전자 역시 뒤늦게 내년 출시계획을 세웠다. 샤프·도시바·하이센스·창홍·하이얼 등 일본과 중국의 TV 업체들은 이미 UHD TV를 출시한 상태다.
전자업계 한 고위임원은 “UHD(3840×2160)는 한 화면에 들어가야 하는 화소수가 기존 풀HD(1920×1080)보다 4배 정도 많아 TV 크기가 클수록 오히려 만들기 쉽다”면서 “80인치대 제품은 시장 공략보다 관망의 성격이 강하다”고 전했다. 총수가 공개적으로 거론했던 OLED TV 출시에 앞선 시간벌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삼성과 LG는 내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3’에서도 주력인 OLED TV 외에 UHD TV도 동시에 선봉에 세우기로 했다. OLED TV에 집중했다가는 자칫 차세대TV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고, UHD TV에 집중했다가는 LCD에 이은 차세대 패널인 OLED의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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