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랜드마크는 `폭삭` 목동 랜드마크는 `꿋꿋`..이유는?

손바뀜 많았던 강남 랜드마크..찬바람 불자 매물 쏟아져
실수요 중심의 목동 랜드마크와 차이
  • 등록 2012-06-12 오후 3:21:25

    수정 2012-06-12 오후 3:33:10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하이페리온이요? 거기는 매물 자체가 잘 없어요. 값도 별로 안내렸고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목동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하이페리온∥에 대해 '부동산 하락의 무풍지대'라고 말했다. 강남 지역은 ‘도곡렉슬’, ‘타워팰리스’ 등 랜드마크 아파트들의 하락폭이 오히려 더 크지만 목동의 분위기는 다르다.

강남권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폭등하던 시기에 비슷하게 집값이 올랐던 양천구의 ‘하이페리온∥’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

12일 부동산114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의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는 올 2분기 기준 평균 15억5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 2분기에 비해 25%가량 내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04년 도곡주공1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분양 당시 전용 120㎡의 일반 분양가는 7억8000만원이었다. 2006년 입주한 뒤부터 집값이 뛰어 2007년 정점을 찍었을 당시에는 평균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보다 거의 세 배 가까이 집값이 뛴 것. 그러나 2007년 3분기부터 집값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의 상징으로 통했던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도 도곡렉슬과 비슷한 처지다. 타워팰리스 1차 전용 120㎡는 정점을 찍었던 2007년에 비해 20%가량 하락한 15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4억7800만원에 분양된 이 단지는 입주를 시작한 2002년부터 집값이 두 배가량 뛰기 시작, 2007년 1분기에 19억5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최근에는 매수세가 사라져 호가가 더 내렸는데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2006년에 입주를 시작한 양천구 목동의 하이페리온∥는 도곡렉슬, 타워팰리스와 비슷하게 집값이 올랐지만, 가격 변동은 거의 없는 편이다.

주상복합인 하이페리온∥ 공급면적 160㎡(48평)는 현재 14억원 가량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7년에 비해서는 5% 정도 내렸다. 분양가 5억9000만원 선이었던 이 평형은 2006년 10월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집값이 수직으로 올라 2007년 말에는 14억75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뒤에도 집값 하락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강남의 다른 랜드마크 단지들이 20% 넘게 내린 것을 생각하면 하락률이 매우 미미했던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목동은 다른 강남 지역과 달리 새로 신축한 단지가 드물어 상대적으로 하이페리온∥가 희소성을 띄고 있다”며 “특히 이 단지는 실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손바뀜이 드물었던 점도 집값 낙폭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하이페리온∥ 인근 J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는 내렸지만, 실거래가는 거의 변동이 없다”며 “실수요가 대부분이라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아 쉽게 시세가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곡렉슬이나 타워팰리스는 한때 손바뀜이 빈번하게 이뤄지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지며 집값 하락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다. 이와 달리 하이페리온∥는 실수요가 탄탄히 뒤에 자리 잡고 있어 집값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도곡렉슬처럼 랜드마크 단지일수록 손바뀜이 심해 가격 변동폭이 크다”며 “하이페리온∥은 거래가 거의 안 되다 보니 실거래가격이 반영이 안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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