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목동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하이페리온∥에 대해 '부동산 하락의 무풍지대'라고 말했다. 강남 지역은 ‘도곡렉슬’, ‘타워팰리스’ 등 랜드마크 아파트들의 하락폭이 오히려 더 크지만 목동의 분위기는 다르다.
강남권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폭등하던 시기에 비슷하게 집값이 올랐던 양천구의 ‘하이페리온∥’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
12일 부동산114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의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는 올 2분기 기준 평균 15억5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 2분기에 비해 25%가량 내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04년 도곡주공1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분양 당시 전용 120㎡의 일반 분양가는 7억8000만원이었다. 2006년 입주한 뒤부터 집값이 뛰어 2007년 정점을 찍었을 당시에는 평균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보다 거의 세 배 가까이 집값이 뛴 것. 그러나 2007년 3분기부터 집값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2006년에 입주를 시작한 양천구 목동의 하이페리온∥는 도곡렉슬, 타워팰리스와 비슷하게 집값이 올랐지만, 가격 변동은 거의 없는 편이다.
주상복합인 하이페리온∥ 공급면적 160㎡(48평)는 현재 14억원 가량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7년에 비해서는 5% 정도 내렸다. 분양가 5억9000만원 선이었던 이 평형은 2006년 10월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집값이 수직으로 올라 2007년 말에는 14억75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뒤에도 집값 하락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강남의 다른 랜드마크 단지들이 20% 넘게 내린 것을 생각하면 하락률이 매우 미미했던 셈이다.
하이페리온∥ 인근 J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는 내렸지만, 실거래가는 거의 변동이 없다”며 “실수요가 대부분이라 매물 자체가 많지 않아 쉽게 시세가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곡렉슬이나 타워팰리스는 한때 손바뀜이 빈번하게 이뤄지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지며 집값 하락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다. 이와 달리 하이페리온∥는 실수요가 탄탄히 뒤에 자리 잡고 있어 집값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도곡렉슬처럼 랜드마크 단지일수록 손바뀜이 심해 가격 변동폭이 크다”며 “하이페리온∥은 거래가 거의 안 되다 보니 실거래가격이 반영이 안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