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LED사업이 결국 삼성전자 품에 안겼다. 삼성전기로부터 LED사업을 떼어내 합작사를 설립한 지 3년도 채 안돼서다.
삼성SDI의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등 소위 돈 되는 사업들을 삼성전자가 가져갔던 것과 같은 수순이다.
삼성전자(005930)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LED 지분 50%를 인수해 삼성LED의 흡수합병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삼성전자와 삼성LED의 합병비율은 1 대 0.0134934이다.
삼성전기는 삼성LED의 주식 50%를 삼성전자로 넘기면서 합병 대가로 삼성전자의 주식 26만9867주를 받게 된다. 현금으로는 약 2800여억원 어치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로 흡수합병되는 삼성LED는 삼성전자 DS부문의 별도 사업부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업부장은 이번에 삼성LED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조남성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유력하다.
이로써 지난 2009년 삼성전기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떼어내 삼성전자와 합작 설립한 삼성LED는 3년도 채 안돼 삼성전자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품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통해 LED사업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삼성LED와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통해 LED사업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
하지만 그 동안 계열사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키우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에는 삼성전자로 흡수합병해 왔던 전철을 고스란히 답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망 사업들을 삼성전자로 몰아주면서 다른 계열사들은 여전히 `인큐베이터 역할`에만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LED의 합병은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흡수합병`의 형태로 진행된다.
두 회사는 합병 기일인 오는 4월1일 이전까지 합병 계약(1월20일)을 체결한 뒤 ▲소규모합병 공고(2월2일) ▲주주명부폐쇄기간(2월 2일~ 2월7일) ▲합병승인 이사회(2월 20일)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글로벌 LED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으며, 삼성전자의 다양한 경쟁력을 활용해 반도체의 성공신화를 LED에서도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삼성LED와의 합병작업을 끝내는 대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의 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다. SM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회사로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각 64.4%와 35.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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