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회 13번, 토론회 8번, 청문회 등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낸 후보들과 당 지도부는 전례없는 경선에 지친 한편 스스로 대견해 하는 분위기였다. 더불어 후련함도 감추지 못했다.
○..."좋은 날 다 놔두고‥"
연설회 직전 후보들과 당 지도부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정당 사상 유례없는 경선을 했다. 이런 폭염 속에 하는 경선도 그렇고" 라고 치하하자 박 후보가 한 말이다.
젊은 원희룡 후보는 `한달 더하자`고 했고, 박관용 위원장은 "아이고 힘들어..하루 더 하자해도 안한다"며 농을 주고받았다.
전국에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서울 잠실체육관에는 1만5000여명이 모여 열기를 내뿜었다.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지지자들은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단상의 당 주요인사들도 셔츠만 남기고 겉옷을 모두 벗고 연설을 지켜봤다.
홍준표-원희룡-이명박-박근혜 순으로 진행된 이날 연설은 세번째 연설자인 이 후보까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박근혜 후보가 도곡동 땅과 BBK 얘기를 꺼내자 이 후보측 지지자들이 야유를 퍼붓는 등 장내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측 지지자들이 `금지물품`인 파란색 손수건을 꺼내들고 구호를 외치자 순식간에 대결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지지자들이 서로 항의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박 후보는 목소리를 높여 연설을 마쳤다.
진행측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플랭카드, 손수건등을 내리라고 했지만 통제에는 역부족이었다.
○..숨가빴던 경선레이스의 `뒤풀이`라도 하듯,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 40여분이 지나도록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이 후보도 여기에 호응, 지지자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한참이나 유세장에 머물렀다.
압권은 이날 이 후보의 깜찍 발랄(?)한 율동. 이 후보는 이미 수차례 선보였던 `양팔로 하트 그리기`는 물론, 지지자들의 각종 율동을 열심히 따라했다. 또 `파도타기`등 응원단장처럼 신나게 각종 포즈를 보여줘 사진기자들에게 다양한 컷을 선사했다.
○..유세때마다 `일당 백`을 자랑하는 원희룡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날도 최고의 체력과 열정을 보여줬다. 오렌지색 옷을 입고 다녀 `감귤부대`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원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도 잘 연습된 각종 구호와 몸동작으로 시선을 독차지했다.
원 후보는 "응원단은 일등인데 후보는 그에 못미쳐서 죄송하다"며 애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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