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악단·스타 연주자 총출동…클래식 성찬, 골라보기 힘드네

올 하반기 클래식 공연 라인업 '빅뱅'
팬데믹 끝나 베를린필·빈필 등 줄줄이 내한
조성진·임윤찬 등 협연자도 화려해
너무 많은 공연, 관객 쏠림 현상 우려도
  • 등록 2023-09-04 오후 12:00:00

    수정 2023-09-04 오후 12: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시 만나기 힘든 ‘클래식 성찬’에 공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계 명문 악단과 국내외 스타 연주자들이 올 하반기 대거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진=빈체로)
‘클래식 빅뱅’이다. 올 하반기 한국을 찾는 오케스트라는 무려 10여 개에 달해서다. 이중 가장 큰 관심사는 11월 펼쳐질 ‘오케스트라 빅매치’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6일 롯데콘서트홀·7~8일 예술의전당),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11~12일 예술의전당),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11월 11일 롯데콘서트홀)가 거의 동시에 열린다. 여기에 280년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11월 15~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곧바로 한국을 찾는다.

지휘자와 협연자 면모도 화려하다.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베를린 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협연한다. 유명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베를린 필), 안드리스 넬손스(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각각 호흡을 맞춘다. 빈 필은 지휘자 투간 소키예프와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을 내세운다. 로열 콘세트르헤바우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과 함께 내한한다.

정명훈 지휘로 펼쳐지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11월 26·30일 예술의전당, 29일 세종문화회관, 12월 1일 롯데콘서트홀)도 ‘필견’의 공연이다. 조성진과 함께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1월 26일과 29일 공연 협연자로 나선다. 11월 30일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가 협연한다. 조성진, 임윤찬의 ‘연주대결’에도 이목이 쏠린다. 조성진은 베를린 필과 임윤찬은 뮌헨 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빈체로)
지휘계 ‘신성’ 클라우스 메 켤레의 첫 한국 공연인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10월 30일 롯데콘서트홀)도 빼놓을 수 없다. 메켈레는 2019년 스물세 살에 오슬로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가 됐다. 2020년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임명됐고, 2027년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차기 음악감독으로 임명되며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협연자로 함께 한다.

스타 연주자들의 내한 리사이틀도 이어진다. 지난해 4시간이 넘는 연주로 관객의 환호를 끌어낸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10월 3일 예술의전당)는 1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이번 공연 또한 사전 프로그램 공개 없이 당일 레퍼토리를 결정해 무대를 꾸민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네프(9월 10일 예술의전당)도 4년 만에 한국을 찾아 쇼팽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지휘자 메 켤레의 연인으로 매 공연 파격적인 의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11월 25일 예술의전당)도 1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이밖에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10월 7일 예술의전당),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10월 13일 예술의전당),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10월 24일 예술의전당),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10월 28일 예술의전당)의 무대 등이 쉼 없이 열린다.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됐던 내한공연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다.

그러나 유례없는 클래식 성찬을 마냥 반기기는 힘들다. 클래식 공연시장의 한정된 관객 수요를 ‘나눠먹기’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티켓 가격도 우려된다. 일부 공연은 티켓 최고가가 40~5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여느 해보다 많은 공연이 있는 것은 반갑지만, 공연 스케줄이 빽빽하게 몰려 있다 보니 오히려 ‘보릿고개’가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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