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저희 고용보험이 생긴 목적에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 정말 장기적으로 갑자기, 그런 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시는데 여자분들, 계약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옵니다. 그다음에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가요. 그리고 자기 돈으로 내가 일했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연 실업급여 제도개선 민당정 공청회에서 나온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 발언이다.
|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붙은 부정수급 방지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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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청년과 여성을 비롯한 실업급여 수급자들에 대해 비하하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현 정부 여당이 실업급여와 같은 사회 안전망을 얼마나 왜곡하고 편협하게 인식하는지 드러나는 발언”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실업은 노는 시간이 아니다. 세상에 놀고 싶어서 실직당하는 사람이 있는가? 놀고 싶어서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고 아이의 학원비를 끊는 실업자는 없다”며 “국민의힘은 실업 상태이신 분들을 폄훼하고 여성과 청년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동청 담당자 발언은 느슨한 실업급여가 근로의욕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는 당정의 시각을 부각하다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업급여는 직전 평균임금의 60%를 지급하지만 최소한 생계와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80%가 하한선으로 정해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대 보험료와 소득세를 뗀 최저임금 179만9000원보다 최소 실업급여 184만7000원이 많은 ‘역전현상’이 구직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당정은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하한선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노동자와 전문가 간담회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개선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번 공청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