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삼성重 등 4개사, ‘선박 탄소 포집·액화저장 기술’ 확보에 맞손

파나시아·한국선급과 함께 국내 최초 OCCS 실증
2100TEU급 컨테이너선에 직접 탑재해 실증 연구
국산 기술 상용화 앞당겨 해상 환경규제 대응 나서
  • 등록 2023-04-28 오전 9:33:10

    수정 2023-04-28 오전 9:34:3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조선·해운 등 4개 회사가 해운업계 탄소 저감 국산 기술 확보를 위해 힘을 모은다.

HMM(011200)·삼성중공업(010140)·파나시아·한국선급 등 4사는 지난 27일 선박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저장 기술(OCCS) 통합 실증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4사는 공동 워킹 그룹을 구성, 연내 HMM이 실제 운항 중인 21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OCCS를 직접 탑재해 해상 실증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이번 실증엔 하루 24톤(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액화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의 OCCS가 탑재된다. 삼성중공업과 파나시아가 설계부터 제작·설치·시운전까지 담당하고 HMM이 실제 운용을 맡게 된다. 한국선급은 선박의 위험성 평가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 실증 기간 컨테이너선의 배기가스로부터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육상에서 스마트팜·드라이아이스 제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OCCS 실증 연구는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성능 검증 △해상 실운전 데이터 확보 △운영관리(O&M) 노하우 축적 등의 성과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후 삼성중공업과 파나시아는 OCCS 기술 신뢰 수준을 높여 제품화를 통한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며, HMM은 이를 국제해사기구(IMO)가 주도하는 선박 온실가스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 전략 중 하나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탄소포집·저장(CCS)은 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단번에 줄일 수는 없어 탄소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상무)는 “OCCS 기술은 해운업계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대표적 친환경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4사가 협력해 국내 기술 자립·저변 확대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봉 HMM 해사총괄은 “최근 해운업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온실가스 감축 전략 수립과 이행”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선도적인 운용 기술 확보와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규 파나시아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도 “OCCS 기술은 선박의 주요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파나시아는 연내 준공 예정인 ‘Green EPC(설계·조달·시공) Center’를 중심으로 OCCS를 포함한 친환경 EPC 기술개발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석 한국선급 사업본부장(전무이사)은 “이번 실증이 해운 탈탄소화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국선급의 전문성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며 “해운업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한국선급이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이영석(왼쪽부터) KR 사업본부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김경배 HMM 사장,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이 선박용 탄소포집 시스템 실증업무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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