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중국이 임의로 한국사연표서 고구려 빼…사과 요구"

'한·중·일 청동기전'서 잘못된 연표 전시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고구려 포함된 연표 제공…중극 측이 임의로 수정"
"신뢰관계 훼손…즉각적인 수정과 사과 요구"
  • 등록 2022-09-13 오전 11:35:27

    수정 2022-09-13 오전 11:46:41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중국에서 개최하고 있는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고구려를 뺀 한국사연표를 버젓이 전시하고 있는 것에 관해 “중국 측이 중앙박물관에서 제공한 한국사연표를 임의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관은 전시에 앞서 (고구려가 포함된) 한국사연표를 제공했으나 중국측이 임의로 편집해 작성한 사실을 기사를 통해 인지하게 됐다”며 “통상 전시에 사용되는 자료는 제공한 측의 자료를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이지만 이번 중국측 태도는 신뢰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히 우려하는 바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물관은 중국 측에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외국에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앙일보는 ‘한국사 연표서 고구려 쏙 뺐다…中박물관 동북공정 꼼수’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 국가박물관이 고구려를 뺀 한국사 연대표를 버젓이 전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지난 7월 26일 개막한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東方吉金):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약 70만 년 전부터 1910년까지를 석기·청동기·철기로 나눈 ‘한국 고대 역사 연표(표)’가 전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철기시대는 다시 고조선 후기부터 신라·백제·가야·통일신라·고려·조선 순서로 구분했지만, 고구려와 발해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표 아래에는 “본 연대표 내용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이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이미 편입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고구려는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 정권”이라고 주장하며 동북공정을 시도해왔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2006년부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국가박물관과 함께 3국을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이 상호 교류와 협력을 목적으로 ‘한중일 국립중앙박물관장회의’를 매 2년마다 정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중국 특별전은 ‘제12회 한중일 국립박물관장회의’의 부속행사로 회의 개최기관인 중국 국가박물관(7월 26~10월 9일)에서 열리고 있다.

중국국가박물관 특별전에 게시된 한국사 연표(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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