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무자격자들이 중개문화를 흐리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부동산 중개보조원을 폐지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신도시에서 일하고 있는 개업공인중개사라고 밝혔다. 그는 “중개보조원인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대여해 일하는 이른바 ‘바지사장’들이 중개시장에 너무 많다”며 “이런 분들이 친목회라는 이름의 모임에서도 버젓이 활동하고 자격증도 없이 중개업으로 영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반값공인 괴롭힌 옆집 부동산 알고보니…중개보조원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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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또 “중개보수가 뜨거운 감자인데 수수료 할인 이전에 서비스 불만족을 야기시키는 것은 이런 무자격 중개보조원이 실질적인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서”라며 “제대로 법 공부한 공인중개사들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재산을 중개하게 해 권리를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1일 청원인과 만나 청원글을 올리게 된 속사정을 들어봤다. 그는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서 반값중개업을 하는 A부동산 K모 씨다. A부동산은 네이버부동산 등에 매도·매수·임대·임차인의 중개보수를 법정 수수료의 50%만 받겠다고 표기해놨다. K씨는 개업공인 친목회에 가입하지 않고 중개업을 하다가 공동중개 등에서 배제당하자 반값 보수 광고를 전면에 내걸었다.
|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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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한 신도시에서 중개업을 시작한 지 수개월여가 됐다. 그는 개업 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사모임인 친목회 소속 개업공인들에게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K모 씨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 제공과 반값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수수료 할인 광고를 하지 말라며 협박 전화를 받았고 일부 중개사들은 항의차 방문하며 영업방해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K씨에 따르면 압력을 가한 이들은 신도시 내 친목회(사모임)에 가입한 회원사들이다. 그는 “내부 정보망을 활용해 공동중개하는 모임이 있는데 S라는 이름으로 200여개의 회원사들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의 영업방해 수위가 점점 세지고 있어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일부 개업공인들은 A부동산이 광고한 업체에 연락해 A부동산과 거래를 하지 말라고 획책하기도 했다는 게 K씨의 주장이다. 그는 “광고업체에 전화해서 A부동산과 거래하면 회원사들은 해당 업체와 거래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등 교묘하게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 국토부 신고센터 신고내용.(자료=제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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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못한 K씨는 얼마 전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이들의 담합행위를 신고하기도 했다. 더욱이 K씨는 친목회에 가입해 자신을 괴롭히던 옆집 사장의 실체를 알고 깜짝 놀랐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이 적법하게 중개활동을 하는 줄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중개보조원으로 파악했다고 K씨는 전했다.
그는 “혹시나 해서 부동산중개업조회를 해보니 옆집 부동산 대표는 개업공인이 아닌 ‘중개보조원’이었다”며 “현행 공인중개사법으로 보조원이 중개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인데 친목회에 가입해 십 수년간 활동한 사실을 알고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K씨는 최근 국토부에 중개보조원이 자격증 대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신고했다.
K씨는 “정당하게 취득한 자격증 소지자인 공인중개사들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절실하고 기득권의 횡포를 없애려면 중개보조원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며 “중개를 맡기는 분들도 부동산 사무실에서 누가 공인중개사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