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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KDI는 ‘KDI 북한경제리뷰’ 책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전 한국동북아경제학회장)의 ‘동북아 경제질서 변화과정과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최근 소개했다. 장 교수는 AIIB 관련해 “미국, 일본 등이 참여하지 않은 국제금융기구는 현재의 국제경제 질서상 그 성공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AIIB는 시진핑 주석이 2013년 10월 동남아시아 순방 중 창립을 제안한 뒤 아시아 지역 개도국들의 인프라 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부터 중국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금융질서의 재편에 나섰다는 해석이 많았다. 현재 한국과 영국 등 57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후에도 정부는 지난달 제주도에서 2차 연차총회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기재부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총회”라며 “AIIB가 인프라 개발에 특화된 국제기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총회에 참석한 진리췬 AIIB 총재와 만나 800만달러(현 환율 기준 90억2400만원) 규모의 기금 납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장형수 교수는 “AIIB는 자금지원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장 교수는 “국제개발은행이 좋은 조건의 채권발행에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가 필요하고 미국, 일본 등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현재의 AIIB 지배구조는 AIIB의 투자활동을 문제 없이 뒷받침할 정도의 원활한 채권발행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차웅 기재부 AIIB 팀장은 통화에서 “(무디스가) 지난달 29일 AIIB에 최고 신용등급 트리플 A를 부여했기 때문에 장 교수 보고서의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해당 보고서는 장 교수의 개인적인 견해로 KDI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