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7일 서울청사에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의미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한 제품을 총칭한다. 코셔는 ‘적절하다’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카쉬롯’의 영어식 표현이다. 유대 민족의 생활과 행위 규범 역할을 한다. 할랄과 코셔 제품은 모두 각 율법에 따른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요구해 국내 기업 진출이 부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할랄 식품 수출액은 3억 6000만 달러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25억 4000만 달러)의 14.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할랄 인증 여건 개선…국내 할랄랩 5곳 등록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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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통상 협력 및 외교 채널을 활용해 KMF와 주요국 할랄 인증 간 교차 인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슬람 율법이 허용하는 것과 금지한 것을 규정한 국내 할랄 인증 표준도 제정해 민간 인증기관·생산업체의 가이드로 제공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의 다른 나라 할랄 인증 획득을 수월하게 하거나, 국내 인증만 받아도 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코셔 인증 지원도 강화한다. 시장 동향, 인증 정보 제공 등을 통해서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수출지원센터는 올해부터 코셔 시장 진출을 위한 주요 코셔 원재료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치 등이 금지 원료인 새우 젓갈 대체 원료를 찾지 못해 코셔 인증을 받지 못하는 등 기업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동 관광객, 비자 발급 요건 완화
중동 관광객 유치 촉진 대책도 내놨다. 관광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중동권 관광 통역 안내사 확대, 할랄 식당·기도실 등 편의시설 확충 등을 추진한다. 직업과 학력이 확실하면 자산증명서 등 서류 제출을 면제하고, 중동 국비 환자의 동반 입국 가족 모두와 간병인에게도 완화한 비자 발급·연장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정부는 주요국 할랄·코셔 인증제도 설명회 개최, 인력 양성, 마케팅 지원 등 인프라 확충과 홍보 강화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할랄 반대 여론 어쩌나…
그러나 정부가 산업 육성에만 치중했을 뿐 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도, 전북 익산, 경남 창원 지역 시민단체 등이 할랄 자본 유치 및 전용 식품 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등 기독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反) 이슬람 정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동 관광객 유치 촉진 방안 역시 이슬람국가(IS)가 지난해 9월 한국을 IS에 맞선 ‘십자군 동맹국’으로 규정하고 위협 수위를 높이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측면도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번 대책은 종교와 무관하게 신시장 개척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테러 단체 등의 우려는 관계 부처 간 정보 공유, 검문검색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해 국민 불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