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패션부문은 2013년 이서현 사장이 부임한 이후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해왔다. 특히 올해는 핵심 패스트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중국, 동남아, 일본, 북미 등에 진출시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시키려는 계획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결국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글로벌 전략이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결합하면 사업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물산으로서도 사업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기회를 얻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 역시 국내 위탁급식시장의 포화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오랜기간 해외시장에서 노하우를 축적해온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직 통합이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기존 사업들은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건설부문의 경우 양사의 조직이 통합된다. 삼성물산의 글로벌 시공 능력과 네트워크에 제일모직의 조경 부문과 에너지 절감 기술을 더해져 침체된 국내외 건설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해 이번 결정으로 지분 합계가 50%가 넘게 된다. 지분 투자를 넘어 적극적인 경영권을 행사할지도 관심사다. 제일모직측은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사업의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돼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을 통해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매출이 2014년 34조원에서 2020년 6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패션,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제일모직의 특화 역량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사업재편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패션·식음·건설·레저·바이오 등 사업부문이 너무 다양하다”면서 “건설부문을 따로 뗀다든지 하는 추가적인 재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