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대조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경쟁업체와 제휴에 대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GM과 혼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료전지차 공동개발을 위한 제휴를 시작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양사는 서로의 기술을 활용해 소형, 경량, 저비용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소저장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수소전지분야 특허건수는 GM 614개, 혼다 590개로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에는 독일 BMW와 일본 도요타가 연료전지 시스템과 스포츠카의 공동 개발, 전동화 협업, 경량화 기술 공동 연구개발 등을 위한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두 회사는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공동 개발을 위해 도요타는 오는 2015년까지 BMW에 연료전지 기술을 제공하고, BMW는 고급 차에 적용되는 경량, 초강력 재질인 탄소섬유 기술을 도요타에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초엔 닛산·포드·다임러가 2017년 출시를 목표로 수소연료전지차 공동개발을 위한 제휴를 발표했다. 이 같은 미래 자동차 개발을 위한 글로벌 경쟁사간 제휴는 기술력을 공유해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개발·양산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분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아직까지는 경쟁사와 제휴 보다는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1990년대 엔진과 변속기의 독자 개발에 성공한 뒤 2000년 이후부터는 해외 업체와 특별한 기술제휴 등의 실적은 없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경쟁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자칫 독자기술 유출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있고, 미래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급성장을 기반으로 독자노선을 추구해도 경쟁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합종연횡 분위기에서 소외된 것이 글로벌 메이저 업체의 시각에서 볼 때 기술력이나 브랜드 인지도면에서 현대·기아차와의 제휴에 대한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시장을 두고 거대 제휴사들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경우 현대·기아차가 자칫 고립되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