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도 막지 못한 어르신들의 `코스닥 사랑`

  • 등록 2011-06-30 오후 1:53:21

    수정 2011-06-30 오후 1:53:21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구멍 난 하늘도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주식 사랑을 막지 못했다.

폭우가 쏟아진 지난 29일 `증권맨`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저녁 시간 한국거래소 7층은 코스닥 상장사 대표에게 직접 설명을 듣기 위한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날씨가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많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하고 고민했던 코스닥협회 관계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날 코스닥협회가 주관한 합동 기업설명회 자리를 채워준 투자자들 대부분은 연배가 6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평소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답답하던 차에 상장사 대표가 직접 기업 설명에 나선다는 소식에 궂은 날씨에도 여의도를 찾았다.   30일 증권업계와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년층의 주식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시에서 60세 이상 개인 투자자의 투자규모는 시가총액 기준 약 95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60세 이상 투자자 수는 7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7만7000명 늘었다. 60세 이상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투자자 평균 나이도 47.0세로 지난 2009년 46.2세보다 높아졌다.

노년층의 주식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2년 동안 주가는 오르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증권사보다 은행을 선호했던 심리가 약해진 결과로 분석됐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최근 기업설명회에 노년층의 참여가 적지 않다"며 "생각보다 투자 규모가 커서 놀라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 폭우가 쏟아진 지난 29일 코스닥협회가 주관한 기업설명회 전경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이후 창업을 비롯한 `제2의 삶`을 계획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도 노인 투자자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주식투자는 창업보다 소규모 자금으로도 가능한 데다 육체적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년층보다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 투자자들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상장사 정보를 챙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퇴한 한 투자자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데 `벌써 집에서 놀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며 "직접 상장사 대표에게 회사소개를 받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업설명회는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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