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월드컵 응원이 열기를 띠면서 젊은 여성들이 마구 거리로 나오고 있다. 태극기와 붉은 악마 패션은 기본이고 배꼽을 드러내는 노출 의상쯤은 평균에 속한다. 본의 아니게 배꼽 볼 일이 많은 날들이다. 배꼽은 사실 태어나면서 생명을 다한 신체 기관이다. 우리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엄마와 연결된 탯줄로 먹고 살았다는 증거이자 흔적일 뿐이다. 그나마 상반신과 하반신을 구분할 때나 쓰인다고 할까.
그런 배꼽이 요즘 주목을 받고 있다. 노출이 늘면서 배꼽 모양도 평가의 대상인 된 것이다. 성형외과의사들이 말하는 이상적인 배꼽 모양은 날렵한 세로형 배꼽이다. 배꼽이 옆으로 길게 눕거나 동그란 경우 또는 배꼽 위쪽 살이 처마처럼 내려오면 나이 들어 보이고 둔해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배꼽이 수직으로 서고 상단 부위만 안으로 살짝 들어가면 허리도 가늘어 보이고 배도 한결 날씬해 보인다. 예컨대 ‘이효리 배꼽’이 그런 모양새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나온 것이 ‘배꼽 성형’이다. 배꼽 안쪽을 째서 살을 돌려 꿰매 배꼽을 세로로 세우고 날렵하게 만드는 성형이다. 혹자는 할 게 그렇게 없어 배꼽 성형을 하냐고 하겠지만 배꼽이 톡 튀어 나온 ‘참외 배꼽인’이나 ‘처마 배꼽인’들의 생각은 다를 듯싶다.
물론 ‘배꼽 성형’만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여자 골프선수들처럼 골프 스윙 피니쉬 동작에서 웃옷 앞자락이 들리면서 매번 배꼽이 살짝 드러나는 경우 이미지 관리를 위해 배꼽 성형 할 때를 빼고 말이다.
대개는 복부 지방 흡입술이나 복근 성형술을 할 때 겸사겸사 배꼽도 성형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복근 성형술은 출산 후 또는 뱃살을 갑자기 많이 빼서 늘어진 배의 앞 근육을 일정 부분 잘라내고 팽팽하게 잡아 당겨 놓는 성형을 말한다. 어차피 둘 다 복부의 맵시를 좋게 하기 위한 성형술이니 이왕이면 배꼽도 날렵하게 만드는 의도로 보면 된다. 배꼽 성형은 복부 성형의 화룡점정인 셈이다.
참고로 평소에 얌전히 안으로 들어가 있던 배꼽이 웃을 때 앞으로 튀어 나온다거나(복압이 증가하기 때문) 또는 배꼽이 알게 모르게 점점 돌출된다면 이 경우는 배꼽 탈장일 가능성이 높다. 복강 내 소장이 이곳에 딸려 들어와 꼬일 수 있으니 배꼽 탈장은 수술로 교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