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있는 선물옵션)옵션의 시간가치

  • 등록 2005-10-04 오후 1:56:31

    수정 2005-10-04 오후 1:56:31

[이데일리 서동필 칼럼니스트] 지난 첫 글 마지막에서 언급했듯이 시간의 흐름은 매도자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한다.

옵션매매는 크게 두 가지 변수와 싸워야 한다. 첫째는 방향성이고, 둘째는 시간이다. 방향성과의 싸움은 모든 투자 수단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방향성뿐만 아니라 시간과의 싸움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옵션의 특성이다.

옵션은 특정 기간동안만 거래가 되는 유통기한이 있는 상품이다. 유통기한이 끝나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시간과 비례하게 된다. 정해진 시간으로 달려갈수록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줄어든다.

또 다시 야구의 예를 들어보자. 3회말 4:2와 8회말 4:2는 같은 점수차이지만 느낌은 크게 다르다. 지금이 3회말 이라면 4:2로 뒤지고 있는 팀은 앞으로 6번 공격기회가 더 있는 반면 8회말이라면 단 한번의 공격기회만 있다. (4:2로 앞서고 있는 팀이 점수를 더 뽑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가능성은 잠시 논외로 하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달라진다. 결국은 시간이 내게 얼마나 주어졌는가 하는 것이 희망의 수준을 다르게 한다. 남은 시간이 길수록 어떠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옵션도 이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예를 들어 오늘 지수가 100포인트라고 하자. 한 달 뒤에 11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지 아니면 3일 뒤에 11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생각해보자. 당연히 한달 뒤에 지수가 110포인트에 이를 가능성이 더 높다.

옵션의 가격은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가능성이 높으면 가격이 비싸고 가능성이 낮으면 가격이 싸다. 옵션시장에서는 가능성을 시간가치라고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옵션가격은 시간가치와 내재가치로 이뤄져 있다. 콜옵션의 경우 내재 가치(풋옵션의 경우 내재가치는 행사가격에서 지수를 뺀 값을 의미한다)는 지수에서 행사가격을 뺀 값을 말하며 나머지는 시간가치다.

외가격의 경우에는 내재가치는 없고 시간가치만 있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 KOSPI 200이 159포인트인데 콜 행사가격 160은 2.02에 거래가 되고 있다. 내재가치는 `0`이고 시간가치는 2.02다.

시장에서 시간가치를 2.02 줬다는 것은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고 봐도 좋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능성은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능성이 줄어들면 그 만큼 옵션의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은 시간가치의 감소라 하고 교과서적인 표현은 쎄타(θ)라고 한다. 쎄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옵션의 가치가 감소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옵션가격이 감소하기 때문에 쎄타값은 (-)로 표시된다.


매도는 감소하는 쎄타값을 얻는데 있다. 위의 차트는 2005년 9월물 콜옵션 행사가격 150의 가격과 KOSPI 200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박스안에 들어있는 지수와 옵션의 가격을 보면 지수의 레벨은 비슷하지만 옵션의 가격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왜냐하면 만기까지 23일 남았을 때 KOSPI200이 150에 이를 가능성이 만기를 7일 남겨 놓았을 때보다 높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만기까지 7일 남았다면 23일 남았을 때보다 KOSPI 200이 150P에 이를 가능성이 줄어들어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저녁에 시장에서 채소와 해산물을 싸게 파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렇게 감소한 시간가치는 매도자에게는 수익이 된다.  



이 그림은 KOSPI 200과 쎄타값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만기에 가까워 지자 쎄타값이 급격히 큰 마이너스(-) 값을 갖게 된다. 이는 시간가치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도를 취했을 경우 시간가치는 매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매도가 언제나 위험한 전략은 아니다. 다만 너무 높은 수익을 쫓기 위해서 등가격(ATM)에 근접해 있는 매도 행사가격을 택할 경우에는 위험해질 수 있다.

처음 옵션을 시작하는 투자자라면 충분히 외가격의 옵션을 매도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많은 수익을 한번에 바라면서 외가격을 매수하는 것보다 시장에 참여하여 시장의 흐름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실전에 임하는 것과 마음속으로 매매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시장의 흐름을 익히기 위해서는 매매에 임하는 것 이상의 방법은 없다. 이럴 때 매매에 임하면서 시장을 편히 바라 볼 수 있는 전략은 외가격 매도가 적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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