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에 존엄성?" 72명에 성폭행 당한 佛여성의 분노

남편이 약물 먹이고 모르는 남성에 '아내 성폭행' 제안
첫 재판서 피의자 측 "존엄성 위해 비공개 재판" 요청하자
"난 숨지 않는다...재판 공개해야" 피해 여성 측 분노
  • 등록 2024-09-06 오전 9:46:53

    수정 2024-09-06 오전 9:46:53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남편이 먹인 약물을 먹고 모르는 남성 수십명에 성폭행을 당한 프랑스 여성이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이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은 72명으로, 이 중 사망하거나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를 제외한 51명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5일 아비뇽 법원에 출석한 지젤 펠리코. (사진=AP/뉴시스)
5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지젤 펠리코(72) 측은 이날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처음으로 증언에 나서 공개 재판을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지젤의 남편인 도미니크 펠리코(72)는 2011년 7월∼2020년 10월 아내의 식사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인터넷 채팅으로 남성들을 모집해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도미니크의 제안이 ‘성범죄’라는 것을 깨닫고 거절한 남성은 2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도미니크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도미니크의 범죄는 그가 지난 2020년 다른 여성들의 치마 속을 불법촬영하다가 붙잡히며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그의 휴대폰과 컴퓨터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성폭행’이라는 파일을 찾았고 그 안에 지젤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진과 영상 2만장을 발견했다.

이 사건의 첫 재판에서 검찰은 재판을 ‘비공개’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고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했다는 주장이었다. 피고인들의 변호인도 “의뢰인의 사생활 보호와 존엄성을 위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엄성’이라는 단어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지젤은 “참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피의자들을 향해서도 “인생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역겹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젤의 변호사 스테판 바보노는 “그 생각은 미리 해야 했다”며 성폭행 가해자가 ‘존엄성’을 언급하는 것이 경솔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바보노는 “내 의뢰인은 재판이 공개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가 겪은 일의 실체가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길 원한다”며 “재판이 비공개된다면 그는 자신을 성폭행한 50여명의 남성과 오롯이 법정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젤의 또다른 변호인 앙투안 카뮈도 “안타깝게도 성범죄에 관한 한 이 나라는 공개보다 침묵을 중시하는데 우리는 침묵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끝까지 완전한 공개를 원한다.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 몫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은 이 사건을 공개 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젤은 후정 시간에도 피해자를 위해 마련된 별도 출구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인이 출입하는 정문으로 통행했다.

한편, 지젤은 21살에 남편과 만나 결혼해 50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현재는 도미니크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필드 위 여신
  • GD시선강탈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