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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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목표 수주액(3사 합산 313억 달러)의 20%(8월 25일 기준) 수준인 62억5000만 달러(약 7조4200억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모잠비크, 러시아에 이어 카타르발(發) 수주 잭팟이 터질 가능성이 높아 작년 수준 정도의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의 현재 수주액은 62억5000만 달러로 올해 목표 수주액의 20%를 기록했다. 각 사별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목표인 157억 달러 대비 25.6%(40억2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목표 수주액은 각각 72억 달러, 84억 달러로 현재 목표대비 각각 21.3%(15억3000만 달러), 8.3%(7억 달러)에 그쳤다.
|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4일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을 마치고 다음달 15일 선주사에 인도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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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별로 보면 국내 조선사가 경쟁력을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뿐 아니라 엔탄운반선(VLEC),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등 대형 선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주액이 가장 많은 현대중공업그룹은 LNG선 6척, LPG선(VLEC 포함) 8척, 원유운반선 6척, PC선 34척, 기타 3척 등 총 57척을 수주했다. LNG선 등 대형 선종을 집중적으로 수주하고 있는데는 기술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조만간 세계 최초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4800TEU급)을 싱가포르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이 선박에는 1만2000㎥급 대형 LNG 연료탱크가 탑재돼 있어 1회 충전으로 아시아와 유럽 항로를 왕복 운항할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이번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은 처음으로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을 프랑스 선사(CMA CGM)로부터 수주한 중국보다 앞서 인도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LNG운반선에 이어 LNG 연료추진 대형 상선에서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기 때문이다. 중국 후동중화조선과 상해와이가오조선이 수주한 9척의 초대형 LNG컨테이너선은 당초 예정 인도 시기였던 작년 11월을 10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 인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재기화 선박(FSRU). (사진=대우조선해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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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LNG-FSU(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환적설비) 2척, LNG-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1척, 셔틀탱커 2척, VLCC 2척 등 총 7척을, 삼성중공업은 셔틀탱커 3척, LNG와 벙커C유를 같이 연료로 쓸 수 있는 DF(dual-fueled) VLCC 2척, VLEC 2척 등 총 7척을 각각 수주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선박발주는 지난해보다 3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조선소의 하반기 수주는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종별로 보면 올해와 내년 모두 LNG 운반선의 강세가 예상되는데 하반기엔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 이어 카타르에서의 추가 발주가 지속되면서 수주 가뭄을 다소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도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며 “하반기에는 대형 LNG선과 유조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 조선사와 100척 이상 가계약을 맺은 카타르 LNG 프로젝트를 비롯해 모잠비크·러시아 ‘아크틱 LNG-2’ 프로젝트 등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경우 연내 10척 정도의 수주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조선사들은 7월 LNG선 수주에 힘입어 전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 68만CGT(24척)중 한국이 가장 많은 50만CGT(12척)를 수주했을 정도로 경쟁 우위를 입증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VLEC. (사진=삼성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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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승인도 순풍을 탈 것으로 보인다. 두 조선사가 최종 합병하게 되면 한국 조선업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두 조선사 간 기업결합에 대해 ‘무조건 승인’ 판정을 내리고 심사 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 이어 두 번째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EU, 일본, 중국 등 4개국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가운데 경쟁법이 가장 엄격하고 주요 선사가 몰려있어 분수령으로 꼽히는 EU의 결정은 당초 9월 3일에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각 국 경쟁당국의 심사 일정과 절차에 맞춰 관련 사안을 충실하게 설명해 기업결합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