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중최저.."긴축 공포 `소용돌이`"(마감)

한때 1510선도 깨져..1년2개월래 최저 수준
외국인 22일 연속 매도..내수·금융주 폭락
  • 등록 2008-07-08 오후 3:57:28

    수정 2008-07-08 오후 3:57:28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8일 코스피 시장이 46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연중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수는 한때 1509포인트까지 수직낙하하며 장중 연저점마저 붕괴됐고, 지난해 4월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이날도 악재들이 아시아 증시 전반에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 신용위기 악재가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긴축 공포가 증시를 패닉 상황으로 몰고갔다. 대만과 홍콩 증시는 4% 안팎까지 밀렸고, 중국 증시도 장중 오름폭을 모두 반납하면서 강보합권까지 후퇴했다.

국내 증시도 긴축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다. 정부가 물가와 환율 상승 억제 의지를 재차 천명한 후 달러/원 환율이 연일 급락하자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부각됐다. 특히 환율 급락이 외국인의 주식 매도를 더욱 부추겼고,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내수·금융주들이 폭락하며 직접적인 포화를 맞았다.

이날 역시 프로그램 순매수가 막판 급격히 유입되면서 코스피도 일중저점대비 20포인트 이상 낙폭을 만회했지만 워낙 저점이 깊었던 터라 회복의 정도는 미미했다. 오히려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매수차익잔고가 이날도 급증세를 더해 옵션만기를 앞둔 매물 부담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수급 공백의 파급력도 톡톡히 실감했다. 장중 기관과 프로그램 매매가 소폭 순매도를 기록하자 적은 매물에도 지수는 손쉽게 밀렸다. 외국인 매도세도 변함 없이 이어지며 이날까지 22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웠고, 역대 두번째 최장기간 매도행진도 이어졌다. 이밖에 2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가 반감된 것도 시장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수가 지지선으로 지목된 1530선에서 가까스로 하락세를 멈췄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악재들이 진정되지 않는 한 당장의 지지선 설정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8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46.25포인트, 2.93% 내린 1533.47에서 장을 마쳤다. 지난해 4월20일 1533.08을 기록한 이후 1년2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결국 800조원대가 무너지며 779조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외국인이 2499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도 88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3238억원 매수 우위로 지수를 방어했고, 프로그램 순매수도 3854억원에 달했다.

모든 업종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은행업종이 6.04%, 건설업종이 5.97%나 급락했다. 보험업종도 4% 이상 내렸고, 증권과 서비스업, 유통 등도 3% 이상 빠져 내수업종들이 특히 고전했다. 전기전자업종도 3% 가까이 밀렸고, 운수장비와 운수창고, 철강금속 등도 약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내렸다. 특히 시가총액 50위권내 종목 가운데서는 KTF와 두산인프라코어, 삼성SDI 단 3개 종목만 올랐다.

대형 은행주들이 고전하면서 국민은행(060000)이 8% 이상 폭락하고, 신한지주와 우리금융도 4% 가까이 빠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부담까지 겹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005930)가 3.42%나 급락하며 60만원대가 깨지는 등 IT 대형주들도 맥을 못췄다. LG전자가 2.92%, LG디스플레이가 2.27%나 하락했다.

현대중공업(009540)도 1.82% 내리며 30만원선을 하회했다. 현대차 역시 2.95%나 하락하 7만원이 붕괴되는 등 주요 가격 지수대가 무너진 대형 종목이 속출했다. POSCO와 SK텔레콤, KT 정도가 1% 안쪽에서 낙폭이 제한됐을 뿐이다.

건설주가 급락하면서 현대건설(000720)이 8% 이상, GS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5%와 6%이상씩 빠졌고, 삼성화재가 4%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 중소형 보험사들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밖에 수출목표를 하향 조정할 계획인 기아차는 6% 이상 급락했고, 지수 급락으로 증권주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현대증권(003450)은 현대상선 지분확보 소식에 보합에서 선방했다. 교보증권 역시 매각설에 힘입어 6% 이상 올랐다. 반면, 주식 분할 후 첫거래를 시작한 메리츠증권은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이날 상승종목은 10개의 상한가를 포함, 100개에 불과했고, 하한가 종목 12개와 함께 724개 종목이 내렸다. 신저가 종목도 거래소에서만 속출해 258개 종목이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3억2338만주, 거래대금은 5조2160억원으로 전날보다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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