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올린 ‘JOY(재오사랑) 회원들께 드리는 첫 번째 편지’에서 “4월 9일은 참으로 서러운 날이기도 했다”며 “정말 고맙다.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세상은, 민심은 우리의 뜻대로만 되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제 지난 일은 옛일로 돌려버리자”고 낙선 심경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텅 빈 유세차를 아들과 타고 낙선인사를 돌았다. 그렇게도 참고 참았던 눈물이, 시장노점상들이 손을 흔들면서 격려할 때 그냥 쏟아졌다”며 “그러나 어쩌랴, 이것이 민심인 것을, 성난 민심의 바다는 사실은 조각배인데 거대한 함선인 줄 알고 침몰시켜 버렸는데…”라고 했다.
그는 향후 행보와 관련,“‘정치인의 길을 걸을 것이냐, 자연인의 길을 걸을 것이냐’ ‘낙향해서 정치와 단절하느냐, 재기를 도모하느냐’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내 마음 속에 조그만 아집도, 다 벗어 던지겠다. 인간 이재오 그대로 남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원이 홈페이지에 올린 편지 전문
4,300여 JOY 회원들께 드리는 첫 번째 편지
사랑하는 JOY 회원여러분,
4월 9일은 참으로 서러운 날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낯선 골목골목 어귀에 밤늦도록,
새벽 일찍, 서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내가, JOY에게 무엇일까?
내가 저 귀한 한분 한분들께 과연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누군가를 주체로 세워 나라를 더욱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
서럽고, 가진 것 없는 이웃들과 함께 좋은 세상 만들어 보겠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 JOY를 만들고,
먼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곳곳에서 모여든 4,300여의 재오사랑,
나에겐 하나같이 귀한 분입니다.
아! 그러나,
세상은, 민심은 우리의 뜻대로만 되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제 지난 일은 옛일로 돌려버립시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어떤 길이었든,
JOY가 있어 세상은 조금씩 좋아진다는 진실을 믿고
어제는 과거이고, 과거는 빨리 털어버릴수록
미래에 대한 꿈과 도전이 힘을 받습니다.
텅 빈 유세차를 아들과 타고 낙선인사를 돌았습니다.
그렇게도 참고 참았던 눈물이,
시장노점상들이 손을 흔들면서 격려할 때 그냥 쏟아졌습니다.
은평에 들어온 지 40년,
국회의원을 한 지 12년,
자전거로 골목을 누빈 지 15년,
눈물방울 속에 그대로 녹아났습니다.
성난 민심의 바다는 사실은 조각배인데
거대한 함선인 줄 알고 침몰시켜 버렸는데,
세상을 살만큼 살았고,
12년간의 정치라면 결코 짧지도 않습니다.
정치 입문 12년 만에 정권도 교체했고, 대통령도 만들었습니다.
내 역할이 여기까지인지,
아직 역할이 남아있는지,
이제는 JOY님들이 판단할 때입니다.
삼베옷에 맥고모자 쓰고 몇 평의 땅을 구해서
땅과, 바람과, 하늘을 벗 삼아 살고도 싶습니다.
청풍이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한다
사랑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살다가 가라 한다는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자전거를 타고
불광천을 지나 한강을 따라
행주산성까지 혼자 다녀왔습니다.
자전거 위에 비친 한강은 변함없이 흘렀습니다.
밤사이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만 더욱 고왔습니다.
정치인의 길을 걸을 것이냐?
자연인의 길을 걸을 것이냐?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낙향해서 정치와 단절하느냐,
재기를 도모하느냐?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 속에 조그만 아집도,
다 벗어 던지겠습니다.
인간 이재오 그대로 남겠습니다.
JOY 회원들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텅 빈 유세차가 지역구를 짧게 한 바퀴 돌아 왔습니다.
세 번씩이나 저를 키워서 정권교체를 하도록 도와준
지역구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JOY 회원들께도 한없는 애정을 보냅니다.
우선 오늘은 첫 편지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