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업 돈되네"..日 `러브호텔 펀드` 인기몰이

높은 수익성·사업전망에 개인투자자들 몰려
화재·부도·범죄조직 연루 시 원금손실 우려도
  • 등록 2007-06-08 오후 3:08:40

    수정 2007-06-08 오후 3:08:40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수익이 나는 곳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삼겹살 펀드, 물 펀드, 탄소 펀드, 아트 펀드 등 이색 펀드의 출시가 줄을 잇는 이유다.

초저금리에 시달리는 일본의 경우 새로운 투자대상에 대한 갈망은 더욱 처절하다. 전국에 산재한 러브호텔이 돈이 된다는 사실에 착안, `사랑 사업`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투자상품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러브호텔 펀드`다.

7일 로이터 통신은 은행 예금 이자가 1%도 안되는 일본에서 러브호텔에 투자하는 펀드가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년전 역외 사모펀드인 MHS 캐피털 파트너스가 러브호텔펀드를 판매해 외국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1천만달러를 모집하면서부터 이 펀드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펀드매니저들의 전언.

도쿄 소재 투자그룹인 글로벌 파이낸셜 서포트(GFS)는 2004년 이후 10차례에 걸친 러브호텔 펀드 판매를 통해 총 115억엔의 자금을 조성했다. 이달 들어 GFS가 마지막이자 11번째로 내놓은 러브호텔 펀드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최소 투자액은 50만엔.

러브호텔 펀드가 사랑받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높은 수익률 때문. GFS의 경우 지난 5년간 운용수익률이 연평균 8.4%에 달했다. 한때 관심을 끌었던 부동산 펀드가 치솟는 가격에 비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러브호텔 펀드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줬다.

GFS의 펀드 판매 담당은 "다른 상품을 통해 이만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자랑했다.

`러브호텔 산업`의 미래가 장밋빛인 점도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요인이다. 현재 일본에서 운영 중인 러브호텔은 2만7천여개. 이들이 올리는 매출만 연 3조엔 규모로 추산된다.

2시간 평균 대실 요금이 3천엔 가량에 불과해 수십년간 젊은 연인과 불륜 커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 방마다 하루 2~3차례 손님이 바뀌는 높은 고객 회전율, 회전침대와 천장거울, 가라오케 시설을 갖추는 등의 혁신(?) 노력이 `러브호텔 산업`의 수익성을 자신하게 한다.

그러나 러브호텔 펀드 역시 금융상품이다 보니 수익이 높을 수록 리스크가 커지는 투자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금융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러브호텔이 망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

상당수 러브호텔이 범죄 조직과 연계돼 있어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러브호텔 펀드의 약점이다.

시나노 스조 GFS 최고경영자(CEO)도 "일본의 러브호텔이 지하세계의 일부인 경향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 러브호텔은 대부분 매우 건전한 투자대상"이라고 안심시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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