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아그넬리 별세 후 피아트 향방은

후임자, GM에 경영권 양도 관측..회생 기대
  • 등록 2003-01-27 오후 3:14:44

    수정 2003-01-27 오후 3:14:44

[edaily 전설리기자] 지난 24일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업체인 피아트의 창업주 지오바니 아그넬리가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자 만성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피아트의 향후 진로가 어떻게 결정될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후임으로 지명된 움베르토 아그넬리가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제너럴모터스(GM)에 자동차 사업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 회생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창업주 아그넬리 별세 피아트의 창업주 아그넬리는 24일 암 투병 끝에 향년 81세로 숨졌다.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그가 튜린에 있는 자택에서 수개월동안 투병하다가 이날 끝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1996년까지 30년간 피아트를 경영한 아그넬리는 이탈리아 경제계의 거물로 전후 이탈리아의 산업화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70년대까지 피아트는 이탈리아의 1위 대기업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했으며 "피아트를 위한 것은 이탈리아를 위한 것(What"s good for Fiat is good for Italy)"이라는 표어가 나돌 정도로 국가 경제에 중요한 한 축을 차지했었다. 특히 피아트가 생산하는 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피아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무역장벽과 규제가 철폐되면서 해외에서 쟁쟁한 경쟁업체들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간 국내 시장에만 의존해왔던 피아트는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아그넬리 일가가 경영 지배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피아트는 1985년 포드와, 1990년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가능성을 잃었고 동시에 세계 경쟁 시장으로 나갈 기회를 잃어버리고 경쟁에서 도태됐다. 그 결과 지난해 피아트는 10년래 최대 경영 위기를 맞이했다. 피아트의 자동차 사업부문인 피아트아우토는 지난해 13억유로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12개월간 피아트의 주가는 50%이상 폭락해 시가총액을 44억유로로 반토막 났다. ◇피아트의 향방..GM에 경영권 넘기나 전문가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과거 거대한 피아트를 이룩했던 창업주 지오반니 아그넬리의 사망이 피아트에게 회생의 기회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오반니가 고전분투하고 있는 피아트의 자동차 사업부를 제너럴모터스(GM)에 넘기기를 거부했던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피아트아우토에 집착했던 창업주의 사망으로 자동차사업 처분 논의가 보다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후임 회장으로 지명된 지오반니 아그넬리의 동생인 움베르토 아그넬리는 자동차부문 매각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피아트아우토 지분 80%를 빠르면 2004년 초까지 GM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피아트는 지난 2000년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GM과 제휴를 맺고 피아트 아우토의 지분 20%를 팔았었다. 또한 피아트는 새로 진행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2억7000만달러의 신규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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