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1869.4조, 석 달 새 6.4조↑…신용대출 줄고, 주담대는 늘어

한은, 2분기 가계신용 잠정 발표
가계대출 1분기 만에 1.6조 증가세 전환
금리 상승에 신용 등 기타 대출, 3분기 연속 감소
예금은행 상반기 대출 감소, 반기 기준 처음…비은행은 늘어
앞으로 금리 몇 번 더 올릴 듯…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조짐
  • 등록 2022-08-23 오후 12:00:00

    수정 2022-08-23 오후 10:17:42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가계 빚이 석 달 새 6조4000억원 증가, 186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3분기 연속 감소하고 전세, 집단대출 등 실수요 중심의 주택담보대출만 증가하고 있다. 예금은행은 올 상반기 대출이 감소하는 등 반기 기준 첫 감소세로 전환한 반면 고금리인 비은행은 계속해서 대출이 증가,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의 합계액 출처: 한국은행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6월말 1869조4000억원으로 석 달 간 6조4000억원(0.3%) 증가했다. 전분기 400억원 증가에 이어 증가폭이 확대됐다. 2013년 2분기 이후 10년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8조8000억원(3.2%) 증가했다. 작년 3분기 이후 증가세가 꾸준히 둔화되고 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757조9000억원으로 석 달 새 1조6000억원(0.1%) 늘어났다. 전분기 8000억원 감소에서 1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신용카드 결제 등 판매신용은 111조4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4.8%) 증가했다. 4월 18일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로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비 3.0% 늘어났다.

가계대출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01조4000억원으로 석 달 새 8조7000억원 증가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량은 2분기 각각 17만2000호, 39만8000호로 전분기(13만8000호, 36만2000호)보다 증가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에는 전세 및 집단 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용 등 기타대출은 756조6000억원으로 7조1000억원 감소했다. 3분기 연속 감소세다. 대출규제 지속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을 상환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기타대출은 전년동기비로도 2조9000억원 감소, 첫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잔액은 905조5000억원으로 석 달 전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1분기에도 4조5000억원 감소,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상반기에만 4조6000억원 감소, 반기 기준 첫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잔액은 349조8000억원으로 9000억원 증가, 1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잔액은 502조7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어나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이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고 연말까지 두 세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로 7월 가계대출은 전월비 1조원 가량 감소세를 보였다.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8월부턴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LTV) 규제가 80%로 완화되지만 주택 가격 하락 심리가 커진 탓에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월 주택가격 전망 CSI는 76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다만 박 팀장은 “3분기엔 은행들의 가계대출 태도가 완화되고 있어 이런 흐름들이 가계 신용 대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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